발효 5년…그리스 등 소비위축으로 수출 대폭 줄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후 무역수지 현황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다음 달 발효 5년 차를 맞이하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은 곤두박질치고 있는 반면 수입은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무역적자는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 폭도 커지고 있다.25일 관세청에 따르면 한·EU FTA 발표 4년 차인 2014년 7월부터 2015년 5월까지 대(對)EU 수출액은 432억48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FTA 발효 직전 1년간 기록한 578억8900만달러에 비해 25.2%나 낮은 수준이다.6월 수출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 들어 대EU 수출이 월평균 38억19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4년 차 대EU 수출은 400억달러 후반대에 그칠 전망이다. 반대로 수입은 해마다 늘고 있다. 4년 차 대EU 수입액은 551억2200만달러로 발효 직전년 대비 120억달러가량 많다.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다 보니 무역적자는 계속 늘고 있다. 발효 2년 차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이후 4년 차 무역적자는 118억74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이는 당초 정부의 예상과 크게 어긋난 결과다. 2010년 11월 정부는 한·EU FTA 발효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5.6% 증가하고 무역수지는 연평균 3억6000만달러 추가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효과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이처럼 한국 수출이 부진한 것은 채무 위기 등으로 EU 측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12년 그리스를 시작으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연쇄적인 국가부도 위기를 맞이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올 들어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주요 수출품인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5월까지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보다 40.0%, 석유화학제품은 20.4%나 감소했다. 여기에 유로화 절하로 자동차와 차부품 수출도 각각 8.6%, 5.9% 줄어든 상황이다.다만 내달부터 발효 5년 차를 맞아 주요 수출품 관세 추가 인하로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될 예정이다. EU로 수출되는 1500㏄ 이하 소형차와 하이브리드카의 관세는 3.3%에서 1.6%로 낮아지며, TV 관세는 4.6%에서 2.3%로, 순모직물과 화물차의 수출 관세도 각각 7.3%에서 3.6%, 2.6%에서 1.3%로 낮아진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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