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고형광 기자, 김소연 기자] 경제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로 인한 경제적ㆍ사회적손실을 막기위해 총력전에 들어간다. 130여개 외국상공회의소와 협력해 취소되고 있는 비즈니스 목적의 한국방문을 정상화시키고 기업들의 여름휴가 독려와 지역특상품 선물운동 등을 추진키로 했다.박용만 대한ㆍ서울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은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전국 15만 상공업계가 메르스불황 조기종식에 나서자"면서 이런 내용의 7가지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실천계획에 따라 전국 상공인들은 기업의 소비참여, 계획된 투자 및 고용집행, 외국인방문객 유치 외에도 2020년까지 1만개 스마트공장을 만들어나가고 일-병행학습제 등을 통해 인력수급 미스매치를 해소해 고용률을 제고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용 촉진과 농수산업계와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노사정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상의가 예정에 없이 긴급간담회를 연 것은 메르스 쇼크가 장기화하면서 내수 경기와 주요 기업 실적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메르스 사태가 조금씩 잦아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경제심리 위축은 여전한 것 같다"면서 "전국 곳곳의 산업현장이 '우리경제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으로 메르스가 작업현장까지 번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경제계 공동 실천계획이 확산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의에는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서울상의 회장단과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김상열 광주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등 지방상의 회장단이 참석했다.상의와 전경련 등 경제5단체는 지난 11일 공동성명과 회원사들에 보낸 협조공문을 통해 ▲상시적인 산업현장의 보건ㆍ안전 수칙 점검 ▲일상적 차원의 회의행사 진행 ▲연초 계획했던 투자의 차질없는 집행 ▲신사업 발굴을 통한 일자리 창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회복 등을 독려한 바 있다. 경제5단체들도 내달 2일 중기중앙회(경주)를 시작으로 전경련(평창)ㆍ대한상의(제주), 무역협회ㆍ능률협회(제주), 표준협회(제주) 등 대규모 연례행사인 하계포럼을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전경련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결정에도 지난 18일 미국 휴스턴에서 '한미 비즈니스 포럼'을 열었고 이번주 예정된 사회공헌위원회(23일)와 윤리경영임원협의회(24일)도 그대로 개최한다. 중기중앙회는 '내수살리기 추진단'을 만들어 국내에서 휴가 보내기, 전통시장 물건 구매 등을 추진한다. 무역협회도 코엑스, 보석단체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한국주얼리페어를 내달 16~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연다.실물현장도 미약하나마 메르스충격에서 회복되는 분위기다. 15일 5400여명에 이르던 입국포기자는 19일 1760명으로 줄었고 지난 주말 북한산 국립공원에는 2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주말극장가는 100만명이 넘는 관객이 각각 몰렸다. GS건설(부산,부천),롯데건설(청주) 호반건설(부천)이 주말에 문을 연 견본주택에 큰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고 한화건설 등 다른 건설업체들도 분양일정과 사업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기업들은 메르스 출구 찾기를 준비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초 예정된 신입사원 수련회와 고객초청 오토캠핑행사는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라 연기ㆍ취소했으나 내달부터는 쏘나타 다운사이징 모델, 기아차는 신형 K5발표회를 비롯한 주요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유통업계는 통상 한달이던 세일기간을 예년보다 1~2주 단축시켰지만 할인 대상ㆍ폭 확대를 통해 소비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26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진행되는 여름세일에 전체 아웃도어 브랜드의 90%인 35개 브랜드를 참여시키기로했다. 주얼리(보석ㆍ장신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핸드백 브랜드 '루즈앤라운지'도 처음으로 할인율을 최대 30%까지 높였다. 현대백화점도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지난해 세일 당시 인기 상품 물량을 2배이상 늘리고, 세일 첫 주말에 대형 행사ㆍ이벤트를 집중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전점에서 봄ㆍ여름 상품을 10∼50% 할인하는 시즌오프 행사를 한다.경제계는 메르스불황의 조기종식을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간의 2인3각 파트너쉽이 발휘돼야 한다면서 소상인들에 대한 지원확대와 추경편성,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 등 경제활성화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 등을 주문하고 있다. 경제계는 또한 상수원ㆍ문화재ㆍ군사보호구역내 관광시설 설치 등의 보호구역 개발행위제한을 완화하고 환변동보험, 선물환거래 활성화, 해외 무역거래시 미결제 위험회피를 위한 수출금융지원 확대 등도 강조했다. 경제계는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중동지역에서 투자유치협의를 연기하자는 연락이 늘고 있고 부산은 조선기자재와 관광사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인천항 물동량이 감소했고 엔저로 인한 광주지역 완성차 및 부품산업이 크게 위축됐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메르스로 인한 실적악화에 대해 "사스 때보다 타격이 더 심하고, 작년 세월호 참사 여파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빠른 시일내에 종식되길 바라지만 메르스가 사라지더라도 관광업계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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