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의 육도삼략] 中 초음속활강비행체(HGV) 美항모 침몰시킬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의 지배력에 도전하는 중국이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해공군력을 통합 운용해 동아시아의 공간 지배 능력을 유지하는 미국의 '공해전투(Airsea battle)'구상에 대항에 중국은 각종 미사일로 원거리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의 접근을 막고 수상전력을 철저히 분쇄하는 A2AD전략을 선택했다. 중국은 최근 초음속 활강 비행체(HGV) 4차 실험에 성공해 A2AD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 탄두에서 분리되는 WU-14컴퓨터 이미지

◆中, 초음속 활강 비행체(HGV) 4차 시험 성공=미국의 외교 안보 전문 매체 워싱턴프리비컨 등에 따르면,중국은 지난 7일 초음속 활강 비행체(HGV) WU-14 4차 시험에 성공했다. 중국 서부 시험장에서 실시된 이번 시험에서 HGV는 탄도미사일 발사체에 실려서 지상 100km 지점에서 미사일과 분리됐다.HGV는 이어 머리를 들어 올리는 기동을 하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평평한 궤적을 그리며 활강해고 최고 마하 10(시속 7680마일)로 가속했다. 이런 활강 단계 탓에 HGV는 비행거리가 확장됐다. 미국의 항공 방산 전문 매체 '에이비에이션위크'는 중국이 1차 실험을 한 지난해 1월 "탐지가 늦게 이뤄져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일본의 외교 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은 13일 4차 실험 소식을 전하면서 "예측가능한 탄도로 대기권에 진입하는 다른 비행체와 달리 HGV는 위성과 지상 및 해상 레이더로 대기권 진입물체를 추적하는 재래식 미사일방어 시스템으로 요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HGV가 갖는 군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될 경우 요격 미사일을 기반으로 하는 미군의 방어체계를 뚫을 수도 있다.중국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많은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해 놓았다. 미국의 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중국이 3차 시험에 성공한 지난해 12월 중국이 개발중인 DF-41 대륙간탄도탄에 탑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DF-41은 사거리 1만5000km로 어떤 지형에서도 발사가능하며 10~12개의 다탄두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WU-14가 DF-14에 탑재돼 실전배치된다면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지구상 어떤 표적도 한 시간 내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항모킬러 DF-21D

◆WU-14,항모킬러 DF-21D 탑재한다면?= 에이비에이션위크는 1999년 배치된 DF-31에 탑재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WU-14가 탑재되면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8000km에서 1만2000km로 연장된다.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미 실전배치한 악명높은 '항모킬러' DF-21D에 탑재되는 것이 현실성이 더 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은 핵미사일 DF-21을 개조해 재래식 탄두를 탑재시킨 사거리 3000km,최고속도 마하 10의 지상발사형항모공격미사일 DF-21D를 지난해 중국 남동부와 북동부 지역에 실전배치했다.

중국이 개발 중인 DF-41 ICBM

디플로맷에 따르면, 헤리티지 재단의 딘청 분석가는 중국의 HGV가 미국 도시를 겨녕한 전략 폭격 체계라기보다는 대함용이나 다른 전술용일 것이라고 추정한다.그는 "HGV는 탄도 미사일 한방으로 기동하는 표적을 타격하는 데 생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WU-14 HGV를 탑재한 DF-21 미사일은 우선 사거리가 2000km에서 3000km로 늘어난다. DF-21의 사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미 해군 항모는 중국 연안에서 더 멀리 있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파괴력도 커진다.일각에서는 탄두중량 500kg인 대기권재진입체(RV)가 마하 6의 속도로 표적을 타격한다고 하더라도 파괴력은 보잉의 하푼 미사일의 운동에너지와 폭발력에 불과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렇지만 훨씬 작은 무기로도 함정을 불능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보고서도 적지 않다. 중국은 이보다 훨씬 빠른 HGV로 A2AD전략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미사일이 실전배치되기 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미군에는 당장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HGV탄두로 함정을 타격하는 것은 표적 획득,식별, 위치확인,추적 등과 관련된 복잡한 난제 때문에 실전배치까지는 최장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는 물론 미 해군에는 희소식다. HGV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체계인 지향성에너지무기체계가 상당 기간 배치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역으로 미해군이 에너지 무기를 하루 빨리 개발해야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 해군은 "여러 나라가 HGV를 실험하고 있어 장래에는 확산될 것"이라며 냉정한 척 하고 있지만 중국의 WU-14 개발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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