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 전량을 매각하며 우호 지분 의결권을 최소 19.78%까지 늘리고 나섰다. 합병 비율을 문제 삼으며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외국계 지분을 중심으로 우호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백기사로 등장한 KCC에 자사주를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며 본격적인 합병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10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성사를 위해 KCC가 백기사로 나섰다.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보통주 전량 899만주를 KCC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KCC는 11일 장외거래를 통해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처분가액은 10일 종가 기준으로 약 6743억원에 달한다. KCC가 이날 매입한 지분은 5.76%에 달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KCC에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살아난다. 의결권 확보를 위해선 장중 거래의 경우 주주명부 폐쇄 3거래일 이전에 매입해야 하지만 장외거래의 경우 주식 입고일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11일 거래가 진행되도 KCC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KCC에 자사주를 매각하며 계열사를 비롯한 우호 지분을 20.51%까지 늘렸다. 삼성물산 지분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이건희 회장(1.41%)이 보유중이고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우리사주 등을 모두 포함하면 총 13.99%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KCC가 지난 9일 장중 0.03%를 매입했고 오는 11일 삼성물산 자수주 취득을 통해 5.76%를 더하며 총 5.79%로 삼성물산 지분을 늘렸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이 임시 주총에서 표대결을 위해 확보한 지분은 총 19.78%로 늘어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합병의 중요성을 공감한 KCC가 삼성물산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 형성을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게 됐다"면서 ""자사주 매각대금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및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시 매입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은 7.12%의 지분을 확보했다. 엘리엇을 포함한 삼성물산의 외국계 지분은 총 34%에 달한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이 9.98%, 일성신약이 2.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성신약의 경우 합병에는 찬성하지만 합병 비율에 대해선 불만이라는 입장으로 명확히 합병 찬성,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합병과 관련한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시하지는 않았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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