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자가격리는 가족 간의 감염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가 가정에 위험을 전가한 것이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9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전문가 공청회에서 한 말이다. 자가격리자가 3000명에 육박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관리 소홀로 허점이 드러나자 자가격리 조치의 실효성 자체에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김 의원은 "시설격리하면 의료인이 관찰한 후 곧바로 격리치료에 들어갈 수 있는데 자가격리 환자는 본인이 증상의 의미를 판단해야 하고 보건소에 신고해 진단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가족ㆍ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목희 새정치연합 의원도 "외국에선 환자의 집이 자가격리가 가능한 시설을 갖췄는지 확인하고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며 정부의 안일한 방침을 꼬집었다. 또한 현실적으로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 가정집이 많지 않고, 한 방에서 여러 명의 식구들이 생활하는 가정도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세계적인 의술을 가진 우리나라 의료진을 믿자." 반면 여권은 국민의 공포과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자가격리 등 우리나라 의료수준을 신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메르스 퇴치를 위해 국민들이 믿어야 할 것은 과학적인 견해와 상식, 그리고 세계적인 의술을 지닌 우리나라의 의료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르스가 독감보다 훨씬 약하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신뢰하면서 메르스 퇴치 일선에서 불철주야 24시간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믿고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메르스 사태는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확신한다. 문제는 과다 확산된 공포를 빨리 씻어내는 일"이라며 정부당국에 학교 휴업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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