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불편함이 삼성페이 낳았다

심플페이로 불리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살펴보니

삼성페이 개념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삼성페이'는 내부에서는 '심플페이(simple pay)'로 통한다.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다는 개발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다. 삼성전자가 '단순함'을 최우선 가치로 삼은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애플페이를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내놓기 전 시장 조사부터 실시했다. 핀테크와 모바일이 대세라는데 정말 그런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결과는 의외였다. 결제의 85% 이상이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이뤄졌다. 모바일 쇼핑과 모바일 결제의 성장세는 예측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을 대체할 정도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왜'에 주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는 간편결제가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과 보안 문제를 걱정했다"며 "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고 불편하니 소비자가 자연스레 멀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애플페이를 주목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호평도 있었지만 사용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애플 기기 이용자 중 9.1%만이 애플페이 사용을 시도했고, 그 중 4.6%만이 애플페이 사용자로 남았다. 삼성전자측은 "애플페이를 통해 크게 3가지를 해결해야만 간편결제 서비스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다"며 "보안성과 사용성, 그리고 기존 결제 인프라에서도 사용 가능한 범용성"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이 특히 범용성을 추가한 것은 편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프라인 상점들의 결제 인프라를 교체하는데는 생각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됐다. 비자카드는 미국에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인 근거리무선통신(NFC) 인프라가 자리잡는데 5년 가량이 걸릴 것이라 내다봤다. 유럽에서는 결제 인프라 교체에만 8년이 소요됐다. 박 상무는 "기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인프라를 사용할 수만 있다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었다"고 강조했다.  MST는 국내 오프라인 상점에서 90% 이상이 사용 중인 결제 시스템이다. NFC에서만 사용 가능한 애플페이와 차별화되는 강점을 삼성이 발견한 셈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올초 미국 벤처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MST 관련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페이의 MST 사용성을 높여줬다. 이렇게 내놓은 삼성페이는 삼성이 고민하던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자체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를 갖고 있고, 휴대폰 화면만 밀어올리면 사용할 수 있는 편리성도 갖췄다. 신규 NFC뿐 아니라 기존 MST 결제 시스템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핀테크의 영향으로 10년 후에는 금융권에도 정보기술(IT) 문화가 강하게 뿌리내릴 것"이라며 "삼성페이라는 결제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판매자가 다양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끔 하는게 우리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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