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서울시교육청 126개교 일제 휴업령, 왜?

'동시다발·총체적인 선제·예방적 조치로 감염 확산 조기 차단' 판단한 듯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교육청이 7일 오후 강남ㆍ서초구 유치원ㆍ초등학교 126곳에 일제 휴업령을 내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진원지 격인 경기도에 아직 일제 휴업령이 내려지지는 않은 상태에서 다소 파격적인 조치다. 메르스 확산의 조기 진압을 위해선 총체적·선제적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빗발친 휴업 요구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특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휴업령을 적극 검토하라는 방침을 시사함에 따라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시 교육청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강남교육지원청 관할인 강남ㆍ서초구 유치원ㆍ초등학교 126곳에 대해 일제 휴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이처럼 보기 드문 일제 휴업령을 내린 것은 우선 조희연 교육감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對) 메르스 전쟁 선포'에 호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서울시가 지난 4일 밤 긴급 브리핑 이후 박 시장이 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아 적극적인 선제ㆍ예방 대책을 실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 당국도 이에 호응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마침 정부도 이날부터 메르스 병원 공개 등 적극적인 방역 정책으로 전환했다. 시 교육청은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는 데는 관련 지자체ㆍ교육당국ㆍ중앙 정부 부처 등이 동시 다발적ㆍ총체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일제 휴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와 함께 강남 지역 학부모ㆍ교사들의 휴업 요청에 호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안그래도 서울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강남 지역의 학부모들 중 상당수가 이날 보건 당국이 강남 삼성서울병원에서 17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1명이 숨졌다고 발표하자 충격을 넘어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 학교를 쉬게 해달라고 강력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DB

강동ㆍ송파 지역에서도 한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해당 지역의 학부모들은 위험도 체감이 낮아 학교 휴업 요청이 적지만, 강남교육지원청 관할의 강남구ㆍ서초구에서는 그야말로 빗발친 민원이 제기되면서 일제 휴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시 교육청이 중ㆍ고등학교의 휴업 여부는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분석의 배경이다. 메르스와 같은 감기성 질환에 비교적 면역ㆍ회복력을 갖춘 중ㆍ고등학생들의 부모들은 아직까지 위험 인식도가 높지 않아 민원 제기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은 특히 선제ㆍ예방적 관점에서 필요하다면 서울 전역의 각급 학교가 휴업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방침이어서 감염 확산 추이에 따라 다른 지역에도 일제 휴업령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조희연 시교육감은 브리핑에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 휴업 등에 대한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로 인한 수업 결손에 대해서는 10일 이상 휴업이 길어질 경우 수업 축소 조치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휴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학부모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한 돌봄 교실은 그대로 운영하고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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