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정부가 추진하는 서울 수서역세권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대해 서울시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26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수서 문정 일대,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갈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KTX 수서역사가 내년 상반기 개통 예정이므로 복합환승센터 등 건립을 위해 1단계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겠지만, 역사 주변 지역까지 그린벨트를 풀어 공공주택을 짓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LH를 공동 시행자로 해서 KTX 수서역 예정 부지 뿐 아니라 주변 사유지를 공공주택건설지구로 지정해 직접 그린벨트를 해제하려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역점 시책 사업 중 하나인 ‘행복주택’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수서역 외에도 주변 문정도시개발사업, 가락시장 현대화, 동남권유통단지 등 주변 지역 개발 사업까지 염두에 둔 마스터플랜을 마련 중이므로 국토부 뜻대로 지금 수서역 주변을 그린벨트에서 해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과장은 “종합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충분히 협의해서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 뿐 아니라 강남구도 조속히 수서역 주변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원석 강남구 교통정책과장은 토론회에서 “(수서역 인근에) 보금자리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교통대책 수립이 안 돼 있다. 역세권 개발이 빨리 돼야 도로를 확장할 수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KTX 수서역이 문을 열면 주변 농경지에 불법 난개발이 불보듯 뻔하며 그 때는 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할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김영욱 세종대 교수는 “미래세대를 생각하고 향후 통일 등에 대비해야할 중요한 거점인데 지금 당장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주거나 업무 용도로 쓰는 것은 오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주거 용도는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최봉문 목원대 교수도 “(수서역사 바로 옆에) 3호선 차량기지가 있다는 점은 도시의 끝이라는 의미이며 주변은 대모산 녹지와 탄천으로 막혀 있다”면서 “개발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제한적이고 광역 거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그린벨트 해제의 명분이 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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