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소 향후 10년간 '유가 100달러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한 유가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입수해 보도한 OPEC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은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2025년까지 76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유가는 2025년까지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미국 경쟁업체들이 낮은 유가에도 잘 버틸 수 있고 계속해서 공급을 이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요 회원국들 역시 원유 생산을 늘려 유가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OPEC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가 100달러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OPEC이 예상한 배럴당 76달러가 현실화 되는 상황에서 적자 재정을 면할 수 있는 회원국은 카타르와 쿠웨이트뿐이다. 대부분의 OPEC 회원국들은 유가가 100달러는 돼야 재정을 운영할 수 있다. 알제리의 경우 유가가 130달러를 넘어야 한다. OPEC은 보고서에서 지난 2011년 폐지한 원유 쿼터제(생산 할당제)를 다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그동안 회원국들의 반대로 OPEC은 쿼터제를 폐지했지만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재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50%를 넘었던 OPEC의 세계 원유 시장 점유율은 최근 32%까지 떨어졌다. OPEC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현재 수준보다 더 내려갈 경우 쿼터제 도입이 추진될 수 있다"면서 "반대하고 있는 회원국들이라도 유가가 더 내려가게 놔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OPEC이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진 비공개 내부 회의에서 발표한 것이다. 시장은 이 보고서가 다음달 5일로 예정인 OPEC 석유장관 회담에 앞서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OPEC이 이번 회의에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저유가 장기화 전망, 쿼터제 도입 권고와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보면 OPEC이 감산에 한걸음 다가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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