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보험, 1분기 실적 좋았지만 '웃프다'

1분기 호실적, 2분기까지 이어질지 불투명4개銀 순익 16% 늘었지만 대부분 일회성 요인 카드업계도 자금조달 비용 줄어 순익 증가보험업계는 순익 41% 늘어도 영업손실 폭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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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은행·카드·보험업계 등 금융권이 올해 1분기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채권 매각으로 이익을 얻는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현상으로 지속적인 실적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금리인하와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여파가 본격화되고 카드수수료 인하, 손해율 증가 등 업권별로 숨은 악재 때문에 금융권은 그늘진 표정이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주요은행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조41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1조1851억원) 대비 16.40% 늘어난 수치다.이는 금리 하락으로 채권가격이 상승했고 은행들은 이를 내다 팔아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95.20%, 30.50% 늘어났다. 국민은행은 세금환급금 1800여억원, 우리은행의 경우 삼성자동차 부채 승소로 영업외이익 1319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한 마디로 은행권 전반에 일회성 요인이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는 얘기다. 2분기에는 이같은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은행권 실적은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로 줄어든 이자수익과 3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예대마진 감소가 2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예정됐던 채권 매각 이익이 1분기에 몰아서 나타났다고 보면 된다"며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과 안심전환대출 매각분을 메우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가열되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1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던 카드업계도 마냥 웃지는 못하고 있다.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는 154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3.30% 늘었고 KB국민카드도 순익 981억원을 올려 소폭 증가했다. 이같은 순익 증가는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채 금리가 2%대에서 1%대로 떨어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난해 정보유출 사태 이후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판관비가 절감된 것도 실적을 향상시킨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장기적인 실적 상승요인이 되지 못하고 수수료 인하와 같은 장기 악재가 언제 불거질지 몰라 앞으로의 실적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압박이 카드사들이 수익구조에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도 "그나마 연체율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 상반기 안에 특별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은 없다"고 내다봤다. 보험업계도 1분기 잠시 맑았던 실적이 2분기에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전체 순익의 수치는 사상 최대로 늘었지만 보험영업 손실폭이 커져 전망이 밝지 않은 탓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359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140억원) 대비 41.1% 증가했다.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운용자산이 증가하고 채권처분 이익으로 투자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손보사의 경우 서울보증의 삼성차 위약금 승소판결로 실적을 방어하는 등 일회성 요인도 작용했다. 그러나 보험영업 부문에서는 손보업계과 생보업계는 각각 7887억원, 4조9923억원의 큰 손실을 봤다. 업계에서는 보험료 인상만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고객반발을 고려해 결국 본업이 아닌 투자 수익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하락이 가파르게 일어나면서 보험영업 손실도 악화됐지만 이를 투자이익이 메워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해 견고하게 상품설계를 하고 심사능력 확대 등 보험사의 자구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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