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한국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러나 한국GM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성노조의 문제도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사에서 GM이 아시아 생산 거점을 한국에서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한국의 과다한 인건비 상승과 노조의 문제를 제기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한쪽 면만 강조한 것이다. 한국GM을 통해 한국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GM은 글로벌시장을 지속적으로 재편해 왔고 한국GM의 문제도 그런 맥락의 연장에서 봐야 한다. GM은 인건비가 상승하고 판매가 부진한 호주와 인도네시아의 공장 문을 가차 없이 닫았고 태국에서는 생산 규모를 줄였다. 반면 10억이 넘는 거대 인구를 가졌고 경제성장으로 신흥부자들이 늘고 있는 데다 인건비는 저렴한 인도 내의 생산량은 현재 28만대에서 57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GM 사장의 말에서 우리가 떠올려야 할 대목은 겉으로 드러난 강성노조나 인건비 문제보다 본질적인 생산성의 문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만 해도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근로자 한 사람이 들이는 시간(2013년 기준)이 27.8시간에 이른다. 미국(14.8시간)과 중국(17.9시간), 체코(15.7시간) 등에 비하면 턱없이 길다. 그만큼 생산성이 낮다. 저생산성은 자동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의 현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 경제는 투입에 비해 산출물의 부가가치가 높지 않는 구조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제조업체들까지 언제든지 한국을 떠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독일은 반면교사다. 독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7000달러가 넘는 것은 독일 제조업체들이 최첨단 기술과 높은 효율성으로 자국 내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선진국을 모방, 추격하던 전략은 이제 종언을 고했다. 정부와 기업은 첨단 기술력과 높은 생산성을 앞세운 신산업전략을 짜야 할 때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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