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창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 지원책에 올해는 경기가 호전되지 않겠느냐는 연초의 기대감이 가세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중장년층의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는 현상도 엿보인다. '실패하지 않는 창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관련기관의 정책적 지원 및 정보 제공과 함께 창업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다. 중소기업청은 올 1분기 기업 창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그제 발표했다. 1분기 신설법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어난 2만2652개에 달했다. 지난 3월의 신설법인 또한 8371개로 1년 전보다 16.3% 증가했다. 분기별, 월별 창업 신설법인 수 모두 역대 최고다. 1분기 신설법인은 업종별로 도산매업이 가장 많아 전체의 21.2%인 4809개에 달했다. 제조업이 4788개(21.1%)로 그 뒤를 쫓았고 건설업(2747개ㆍ12.1%)이 다음을 차지했다. 창업자의 연령별로는 40대가 39.3%로 두드러졌고 그 다음은 50대(25.7%), 30대(21.3%)의 순이었다. 창업자금 규모로는 50억원 초과 신설법인이 30.3%, 5억~10억원 법인은 23.9%로 이들이 절반을 넘어섰다. 중소기업청은 5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경우가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한다는 점을 들어 창업이 과거 불황형, 생계형 중심에서 기업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창업 촉진책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박근혜정부가 출범 이후 추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 촉진책이 가시적 효과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사상 최고를 기록한 창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설법인의 업종과 창업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여전히 생계형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3명 중 1명은 40~50대이며, 도산매업이 가장 많다는 통계는 무엇을 말하는가. 직장에서 밀려났거나 노후를 걱정하는 중장년층이 뒤늦게 '장사라도 해볼까' 해서 나선 경우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연초의 창업 붐은 정부가 띄운 장밋빛 경제전망에 자극받는 경우가 많다. 경기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생계형이든, 기업형이든 창업이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경제부터 살아나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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