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은 회장 '금호산업 매각, 흔들리지 마라'

지난달 초 주요 경영·실무진에게 주체적 업무 처리 당부…박삼구 회장 등 공정성 시비 미연 차단

"경영정상화, 자금회수에 전력 다해줄 것…이후 결과는 우리의 몫"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호산업 본입찰에 앞서 주요경영진을 상대로 주채권은행으로서의 독립적인 업무수행을 강조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일 KDB산업은행 및 채권단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달 초 금호산업 매각 건과 관련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의 외부활동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수합병(M&A) 실무ㆍ경영진에게 "외부 환경에 민감해하지 말고 경영정상화, 자금회수에만 전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회장의 관련 발언은 금호산업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은 박 회장에 대한 객관성 시비, 본입찰 및 이후 매각 과정에서의 잡음 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채권은행으로서 주체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만 채권단 이익과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의 한국메세나협회장 활동 등 여러 대외 활동 소식에 행내 (금호산업 M&A 관련) 실무진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 잘못을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무진은 외풍에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을 포함한) 경영진이 진다는 원칙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남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금융당국 및 일부 채권단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압력에 굴복,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확산된 것도 홍 회장의 발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진지오텍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매각 의혹을 받고 있는 KDB산업은행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외압에 흔들리지 말라"는 홍 회장의 경영 원칙은 앞서 인사 부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외부에서 인사 개입 정황이 확인되는 임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취임 후 인사ㆍ조직 개편 과정에서 정치권ㆍ정부의 간섭으로 수차례 경영 난맥상을 겪어 온 홍 회장은 KDB산업은행 통합 원년인 올해 강도 높은 인사 혁신을 주문했다. 홍 회장의 혁신 방향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솔선수범을 가치로 내건 올초 신년사에 드러나 있다. 그는 "선진국은 셀프혁신과 윤리경영을 한층 강화하는 추세"라며 "전 임직원이 자기계발을 통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고 정책금융 수행이라는 소명의식을 무겁게 느껴 통합산업은행에 걸맞은 소양과 도덕성을 갖추자"고 강조했다.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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