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원·엔환율이 7년여만에 900원대 이하로 내려가면서 그동안 상승랠리를 달려오던 국내증시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타난 환율 변동과 이에 따른 국내 수출대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환율변동에 이미 장기간 노출되며 상당히 익숙해지면서 지난해보다 훨씬 차분한 대응을 보이고 있고 정부의 개입도 재차 강화되면서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란 분석이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 원화 강세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1070원으로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원·엔 환율은 900원대가 무너지며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들어 원화는 달러화대비 3.7% 강세를 보여주며 주요 28개국 통화 중 네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원화 강세가 빨라진 것은 대외적으로 달러화 약세기대, 위험자산 선호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 원화 약세를 지지하던 정부의 정책기대감이 후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되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4월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보다 비둘기적 분위기를 보여줄 경우 달러화 약세 기대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기대감이 모이고 있지만 상대적 경기여건을 반영하면 달러화 약세 기대는 점점 약화될 것이다. 한국의 경기여건도 원화 강세를 지탱하기 부족하다. 5월 금리인하 등 경기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대응이 예상되고 수출부진에 따른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도 재차 강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5월말 원·달러 환율은 1060~1090원대에서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보다 실물경기의 회복강도가 환율방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강세는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원·엔환율이 7년만에 900원대가 붕괴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전선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가뜩이나 신흥국 과잉 생산능력으로 전세계에 가격인하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은 하향성장되고 있어 수출길이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수출 증대를 위한 방향성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 모델이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독일과 일본의 달러 환산 수출금액은 엇비슷했지만 지금은 독일이 일본의 두배를 넘고 있다. 이는 자국의 환율관리와 수출시장의 확대, 노동력 관리 등을 통한 노력의 대가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중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중이라는 점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지난 2013년 이후 중국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일본을 넘어서고 있으며 그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그러므로 현 상황에서는 대중국 수출이 탄탄한 산업이나 품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20%를 넘고 지난 3년간 매년 수출이 성장해온 업종들은 대표적 수혜주로 부각되는 화장품, 샴푸, 비누, 낙농품, 믹서 등 생활필수품 업종들이다. 원화가치 절상과 인구구조 약화를 대중시장 확대로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는지가 향후 국내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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