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존재 유무 밝혀내는 건 시간문제
▲토성과 목성의 위성들에 물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사진제공=NASA]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영화 '콘택트(Contact)'를 보셨는지요. 지구를 넘어 다른 천체 혹은 다른 은하에 사는 생명체를 찾기 위한 천문학자의 노력과 집착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이 넓은 우주 속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산다면 그것은 공간 낭비이지 않을까"라는 말 속에 있지 않을까요. '콘택트‘ 영화는 칼 세이건 천문학자의 '코스모스'라는 책을 원작으로 합니다. 최근 우주과학은 아주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보이저1호는 태양계를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고 소행성, 혜성에 대한 연구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직접 착륙해 관찰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성에서 해왕성에 이르기까지 태양계 각 행성에는 탐사선들이 궤도를 돌면서 탐험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탐사선의 임무는 다른데 한 가지 사실만은 공통적입니다. 생명체 발견입니다. 우주과학자들이 최근 지구 이외 공간에서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정도였는데 말이죠. 최근 들어 '시간문제일 뿐' '10~20년 안에 찾는다' 등의 단정적 표현을 쓰고 있어 눈길이 쏠립니다. 무엇이 우주과학자에게 이런 자신감을 심어 준 것일까요. 바로 '물'에 있습니다. ◆발견되는 물, 물, 물=물은 생명의 근원입니다. 최근 잇따라 태양계 행성과 행성을 돌고 있는 위성에서 물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는 생명체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발견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10~20년 안에 지구 이외에서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특정 기간을 명시했다는 것은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른 행성 혹은 위성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존재할까요. 나사는 최근 물의 흔적이 연속적으로 발견되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물이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까지 전해지는 모습입니다. 물이 있다는 것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살기 적합한 행성'의 존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엘런 스토판 나사 과학자는 "나사의 계속되는 우주 탐사 활동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물의 흔적을 발견하는 놀라운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주의 기원은 물론 생명체가 살고 있는 다른 세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우리의 삶이 끝나기 전에 태양계와 그 너머에 우리만이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물의 화학적 성분인 수소 등은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주과학자들은 별들 사이의 거대한 분자 구름에서 물의 흔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최근 발견되는 것 중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로 액체와 얼음 상태의 물 흔적에 있습니다. 얼마 전 돈(Dawn) 탐사선은 왜소행성인 세레스에서 물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또 네 개의 거대한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위성에서도 거대한 양의 젖은 지역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에는 간헐천이 뿜어져 나온다.[사진제공=NASA]
◆행성의 위성에 주목한다=연속적으로 발견되는 물의 흔적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목성과 토성의 5개 위성에 있습니다. 이들 위성의 지하에는 거대한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 유로파, 칼리스토가 후보군입니다.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와 타이탄도 물의 흔적이 포착됐습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최근 가니메데를 관찰한 결과 지하에 소금물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요로파와 엔켈라두스에도 거대한 액체물이 있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기본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은 엔켈라두스 위성에서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을 발견했습니다.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은 아주 오래전 물이 풍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화성에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큐리오시티는 또 화성이 예전에는 살기에 충분했다는 강바닥의 흔적도 찾아냈습니다. 나사의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예전에 화성에 있던 물은 화성의 북반구 절반을 덮을 정도로 많았을 것으로 해석합니다. 어떤 지역의 경우 그 깊이가 무려 1.6㎞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 많던 물은 어디로 갔을까요? 시뮬레이션한 결과 화성에 풍부했던 예전의 물은 약 87%가 우주로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예전 화성에는 물이 풍부했다. 87%가 지금은 증발하고 없다.[사진제공=NASA]
◆예전의 화성 물 풍부했다=초기 화성 대기는 태양으로부터 충전된 입자 풍(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물이 말라버린 것이죠. 현재 화성 대기권과 가스 증발에 대한 자세한 연구를 위해 메이븐(MAVEN) 탐사선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증발됐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성이 어떻게 말라갔는지는 화성의 대기권이 태양의 영향으로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연결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태양계에 물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밝히는 것은 45억 년 전 태양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됐는지를 알게 해 주는 기본입니다. 상식이겠지만 태양에 가까운 천체는 뜨겁고 더 건조합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천체의 경우 물이 응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에서 물의 흔적이 계속 발견되고 있고 이곳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초기에는 너무 뜨거워 액체나 얼음 상태로 물이 응결되지는 못했을 것으로 파악합니다. 아마도 혜성과 소행성에 의해 물이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돈 탐사선이 왜소행성인 세레스를 탐험하는 목적도 이 때문입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수많은 소행성이 모여 있습니다. 이를 소행성 벨트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어떤 중력의 힘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다른 행성과 위성에 물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이강환 국립과천과학관 박사는 "액체 상태의 물이 발견된다는 것은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탐사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미생물 등 생명체 흔적을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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