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3일 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놨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3일 "실무적인 착오에 따른 것으로 절대 주주단의 의견을 무시하려는 처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금호타이어는 박 부사장이 대표이시직에서 물러났다고 공시했다. 박 부사장과 함께 대표로 추가 선임된 이한섭 영업총괄 부사장도 사임했다. 금호타이어는 기존 박삼구 회장과 김창규 사장 2인 대표 체제로 돌아간다. 주주단이 2일 오후 긴급회의를 통해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금호타이어 측에 시정을 요구한 결과다. 주주단은 금호타이어의 지분 42.1%를 보유한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을 포함한 협의회다. 주주단 측은 금호아시아나와의 대화보다는 통보를 택했다. 주주단 측은 "박세창 부사장의 대표이사 임명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철회해 달라는 의견을 금호타이어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면서 주주단과 대표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발생할 경우 주주단에 사전 통보하고 승인 받을 것을 골자로 한 특별약정을 맺었다. 당시 주주단은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의 인수전을 앞둔 만큼 금호그룹의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 시점을 늦춰주면서 워크아웃은 졸업시켰다. 하지만 대표이사 선임 등 회사 중요결정사안은 향후 매각작업에 있어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특별약정을 맺은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주주단은 금호그룹의 금호고속 인수과정을 지켜본 결과, 이번 대표 선임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김성산 전 금호고속 대표는 자회사인 금호리조트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금호고속의 금호리조트 지분율은 50%에서 48.80%로 떨어졌다. 금호고속은 자회사 하나를 잃은 셈이다. 반면 금호그룹은 지분율이 51.20% 올라가 자회사 하나를 얻었다. 금호고속의 100%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스 파트너스(IBK펀드)는 김 전 대표를 해임했으나 김 전 대표는 올해 금호그룹 인사를 통해 금호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선임됐다. 이후 금호그룹은 금호고속의 지분 인수에 나섰지만 금호리조트의 지분 48.80%는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도 신세계 그룹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의사를 철회하면서 인수전의 크기가 줄어든 바 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주주단은 사전 협의가 없는 박세창 부사장의 금호타이어 대표의 선임을 적극 막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호그룹 측은 이같은 상황을 일부러 만든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무진의 착오에 따라 주주단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졌을 뿐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박삼구 회장의 경영승계작업은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부사장은 지난 2월 말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80%를 보유한 항공예약 및 발권시스템 중개업체 아시아나애바카스 대표이사(부사장)를 맡은데 이어, 이번 이사회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대표직까지 겸하게 됐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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