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제보지원 제도 시행 후 공직자 내부 비리 등 제보 급증...원순씨 핫라인 개설 후 월평균 제보 건수 7배로 껑충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가 내부 제보 활성화를 통한 공직 비리 척결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공익 제보 보호 및 지원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설한 온라인 공익제보 창구인 '원순씨 핫라인'에 제보가 몰려 들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알기 어려운 공공 기관 내부에서 은밀하게 벌어지고 있는 부패ㆍ비리ㆍ도덕적 해이 등을 효과적으로 적발해 공직 기강을 바로잡는 데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서울시에 접수된 공직자 비리ㆍ공익신고ㆍ갑의 부당행위ㆍ청탁ㆍ퇴직공무원 특혜 등에 대한 공익 제보는 총 234건에 달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공익 제보 접수 건수가 연간 수건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상황이다. 특히 시 홈페이지에 공익 제보 전용 창구인 '원순씨 핫라인'을 개설한 후 제보가 밀려들고 있다. 원순씨 핫라인 개설 전에는 월 평균 7.1건 정도 접수되던 공익 제보가 개설 후에는 월 평균 50.6건으로 7배나 늘어났다. 이처럼 공익 제보가 크게 늘어난 것은 시가 박원순 시장 취임 후 2013년 8월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공익 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드는 등 공익 제보를 적극 장려ㆍ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례를 통해 시는 '공익제보지원센터'와 '공익제보지원위원회' 설립, 참여연대ㆍ호루라기재단 등 시민단체와의 네트워크 구성, 법률 지원을 위한 전담 변호사 5명 위촉 등 공익 제보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만들었다. 특히 단순히 공무원의 비리 뿐만 아니라 시 소관 사무와 관련된 공익을 위한 제보라면 모두 보호 및 지원ㆍ포상 대상으로 삼았다. 부패방지법상 부패 신고와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신고를 통합해 '공익제보'라는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공익제보의 범위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행위까지 확대하기 위해 조례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지난해 9월30일부터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운영되기 시작한 '원순씨 핫라인'은 방문ㆍ서류 제출 등의 제보자들이 꺼리는 절차 없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공익 제보를 할 수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공익 제보 활성화는 공직 기강 확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시가 공익 제보를 통해 적발한 비리ㆍ부패ㆍ도덕적 해이 등은 행정처분 3건, 보조금 환수 2건, 서면 징계 등 13등 총 18건에 달한다. 실제 공익 제보는 정보가 제한돼 있거나 기존 감사 기능이 '손이 안으로 굽는' 한계로 인해 적발하지 못했던 다양한 공직자 비리ㆍ행정상 문제점 등을 찾아 내고 있다. 시 한 자치구 공무원은 휴일에 관용차량을 무단으로 사적인 용도에 쓰다가 공익 제보에 의해 적발 돼 징계를 받았고, 시 위탁사무를 처리하는 한 기관의 직원들은 계약된 근무 시간보다 적게 일을 했으면서도 허위 근무 일지를 작성해 임금을 더 타갔다가 제보에 의해 적발돼 임금 환수 및 퇴직 처리를 당했다. 이 사건 신고자는 시 공익제보지원조례에 따라 사상 최초로 42만6000원의 보상금을 지급받았다.시민들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테니스장의 위탁관리용역업체들이 무단으로 시민들에게 사용료를 징수했다가 공익 제보에 의해 들통나기도 했는데, 이 공익 제보의 주인공 역시 100여만원의 보상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한 자치구 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은 복지관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근무중 개인용무를 보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하다 공익 제보를 받고 들이닥친 시 감사관실 직원들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또 한 자치구 구립 어린이집 원장은 실제 근무하지도 않은 교사를 근무한다고 등록한 뒤 허위로 보조금을 지원받고 어린이집 물품도 사적으로 유용하다 공익 제보로 들통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는 시민단체를 통한 공익제보 상담 창구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며, 전문 상담 변호사를 시민들이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명칭도 공모할 계획"이라며 "걸음마 단계에서 안정화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공익제보에 대한 홍보와 관계자·시민들에 대한 교육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