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상기자
81세에 중학교에 입학한 조옥순 할머니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남 부여에 81세 할머니가 손녀와 함께 중학교에 입학, 화제가 되고 있다주인공은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에 사는 조옥순 어르신. 그는 올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일 손녀(김진솔)와 나란히 지역에 있는 은산중학교에 입학했다.조 할머니는 “어릴 땐 살기 어려워 못 배운 게 한이 돼 6년 전 무작정 학교를 찾아가 주변을 서성이던 게 엊그제 같다”며 “그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준 교장선생님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조 할머니는 “10명의 자식들이 어느 누구도 핀잔하는 이 없이 적극 찬성해줘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결정적으로 글자를 배우려 한 건 20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었으나 글을 몰라 쓰지 못해 글자를 깨우치기로 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부여 은산중학교에 입학한 조옥순(앞줄 가운데) 할머니가 같은 반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 할머니는 어느 과목이 가장 어렵냐는 질문엔 “모든 공부가 다 어렵지만 친구들과 선생님이 도와줘 잘 따라가고 있다”며 “공부도 때가 있다, 지금 열심히 해야 후회가 없다며 친구들에게 얘기해준다”고 말했다.현재 조 할머니는 10명의 자녀 중 아홉째 아들(김형근씨)과 함께 살고 있다. 아침은 학교버스로, 오후 방과 후엔 며느리(양미희)가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로 모시러 간다.정경훈 은산중학교장은 “불편한 몸도 아랑곳 않고 열심히 등교해 학교생활을 하는 할머니는 어린 손자·손녀뻘 되는 학생들에게 어떤 말보다도 값진 교훈을 안겨 주고 있다”며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로 어르신을 보고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의 입학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종관 부여군 은산면장은 공부에 필요한 노트, 볼펜 등 학용품을 사서 지난 4일 오후 할머니께 전했다. 이 면장은 “어르신은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이라며 “입학을 축하드리고 늘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종관 은산면장이 조옥순(가운데) 할머니의 중학교 입학을 축하하는 학용품을 전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