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임철영 기자, 이승종 기자] 청문회를 5일 앞둔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내정자' 타이틀을 상처 없이 떼내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업계는 임종룡 내정자가 '위원장'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서 성장판이 닫힌 금융업계는 생존이 절박하다. 마침 임 내정자는 농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업계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와 장애가 무엇인지 '을의 입장'에서 체득했다. 그 경험을 오롯이 금융 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금융업계 수장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특히 업계 수장들은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 하면 안된다는 '절절포' 정신을 잊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을의 위치에서 일해봤으니 우리를 잘 이해하리라 기대한다."(A 시중은행장) "보여주기나 징벌식 규제는 없앴으면 한다."(B 외국계은행장)은행권은 징벌식 규제로 인한 규제 설움이 이제는 사라질까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초까지 추진한 빨간딱지(민간 불량 금융사)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임 내정자는 농협금융 회장 재직 시절 "금융사 빨간딱지는 과도한 규제로 이후 블랙컨슈머가 발생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국은 논란 끝에 빨간딱지 제도를 지난달부터 폐지키로 했지만 지나친 보고나 공시 부담 등 아직 개선될 부분이 많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국의 감독 과정에서 이뤄지던 구두지도 등도 대폭 사라질 전망이다. 규정에 명문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내려오는 당국의 구두지도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제재 수위가 금융회사들의 창의와 자율 경쟁을 위축시키는 상황이다. "금융을 독립된 산업으로 육성시켜 달라."(A 생보사 사장) "민간경험이 있으니 업계 입장을 잘 이해하리라 본다."(B 손보사 대표) 보험사는 고객의 결제계좌 허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금융업 간 벽을 허물고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보험사에서도 자유롭게 고객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8년에도 정부가 보험사의 지급결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2012년 18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결제계좌는 저축은행, 우체국,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들에게 허용된 것은 물론 핀테크 바람을 타고 IT기업에마저 지급결제 기능을 허용하려는 추세인데, 보험사에만 유독 이를 허용치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보험업계 주장이다. "네거티브 전환이 하루 빨리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A 대형카드사 대표) "글로벌 기업과 겨뤄볼 만한 토대를 만들어 달라."(B 중소카드사 대표) 카드사는 카드사의 부수업무 규제 방식이 현행 포지티브(포괄주의)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게 관건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네거티브 방식 규제로 연내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정착 여부다. 포지티브란 영위할 수 있는 업무를 감독규정에 일일이 열거해놓는 방식이다. 현재 카드사는 통신판매, 여행업, 보험대리점 등의 부수업무만 할 수 있다. 반면 네거티브는 열거된 불허 업무를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다 허용되는 방식이다. 금융업권 중에서 포지티브 규제를 받고 있는 업권은 카드업이 유일하다. "시장과 업계를 잘 아는 수장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돼 굉장히 반갑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수년간 침체를 겪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해외기업의 국내증시 상장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은 코스피 4개, 코스닥 11개로 총 15개에 불과하고 국적도 미국, 중국, 일본 등에 한정돼 있다. 상장 문턱을 낮춰 해외기업을 늘리면 투자자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파생상품 양도세 완화도 계속해서 나오는 목소리다. 김동순 증권학회장은 "양도세 부과 이후 시장이 많이 위축됐다. 시장친화적으로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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