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없던 오페라하우스 7년 만에 막 올리는 그녀

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매년 오페라 한 편씩 올리겠다'

정은숙 대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정은숙(69) 성남문화재단 제4대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취임하자 주변의 기대는 상당했다. 그동안 뜸했던 성남아트센터의 오페라 공연이 활발해지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정 대표이사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지낸 오페라 전문가다. 이후 세종대 음악과(1998~2011)와 성신여대 성악과(2011~)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평생을 예술 활동에 바쳤다"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성남아트센터는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개관 첫 해에 샤를 구노의 '파우스트'를 시작으로 2007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2008년 알렉산더 쳄린스키의 '피렌체의 비극' 등 오페라를 꾸준히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7년간 오페라 공연은 맥이 끊겼다. 예산부족 및 제작의 어려움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남아트센터가 '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값을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대표이사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어떤 공연장이든 오페라의 예산이 가장 덩치가 크다. 작품마다 예산이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를 데려오는 것보다 더 큰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공연장 본연의 목적을 잃게 할 수는 없다. 앞으로 예산 문제는 다른 재단이나 지방자치단체와 공동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1년에 최소 한 편씩 오페라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성남아트센터가 10살 생일이 되는 10월14일에 맞춰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다시 올리는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대중들이 가장 친숙해하는 작품을 통해 오페라 저변 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 중 하나인 빈 국립극장 전속가수인 테너 정호윤(38)과 유럽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인 바리톤 유동직(43)이 우선 캐스팅됐다. 정 대표이사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성악가들이 막상 한국에서는 설 무대가 없어 고생한다. 때문에 오페라계에서도 성남아트센터의 작품 제작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아마도 마니아들은 '또 라 트라비아타야?'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아, 역시 좋다'고 할 거다. 나 역시 매번 감탄한다. 기회가 되면 베르디의 '운명의 힘'이나 '나부코'를 꼭 한 번 무대에 올려보고 싶다. 다만 오페라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중들이 서서히 빠져들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선보이겠다."다음 달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 정 대표이사는 '품격있는 예술, 참여하는 생활문화'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예산만 허락한다면 대관이 아닌 자체 제작 공연으로만 프로그램을 가득 채우고 싶다"는 그는 "평생 예술 활동을 해오면서 어떤 일이든 정성을 쏟으면 그 결과가 나온다는 신념으로 임했다. 시민들이 성남아트센터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민 생활 문화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공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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