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2015년의 귀성길은 어떤 모습일까? 아버지는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맞춰 운전 중이고, 자녀들은 스마트폰으로 가족 친지들과 채팅 대화를 나누며 태블릿,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이 아주 흔한 장면이다. 멀고 힘들었던 귀성길 풍경이 바뀌고 있다. 서울-부산 간 소요시간이 최근 10년 새 2시간이 단축됐고, 서울-광주는 3시간 줄었다. 도로 환경이 좋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스마트폰으로 교통 상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통행량이 분산된 결과다. 또 귀성 이동 시간이 줄어든 데다 스마트폰, 태플릿, 노트북,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지루한 시간을 달랠 수 있게 되면서 마음도 편한 귀성길이 되고 있다. 배터리의 진화가 한몫한 탓이다.
2005년 위성DMB 기능을 장착한 삼성전자 SCH-B100
반면 10년 전 귀성길인 2005년은 위성DMB 기능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처음 출시된 해이다. 삼성전자의 SCH-B100 모델로 2.2인치 디스플레이와 MP3 플레이어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에는 DMB를 2시간만 시청해도 배터리가 방전됐기 때문에, IT기기 보다는 카오디오에 의존해 지루함을 달래야만 했다.이처럼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IT기기 진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 점점 커지는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기능을 작동하기 위해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발전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갤럭시S 시리즈의 배터리 용량 변화
일례로 2010년 출시된 갤럭시S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1,500mAh였다. 이후 소형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매년 배터리 용량이 15%이상 증가했으며, 2014년 출시된 갤럭시S5는 2,800mAh까지 늘어났다.또 최근에는 자동차의 IT·전자장비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네비게이션, 블랙박스를 비롯해 각종 차량 옵션 장비와 스마트기기 충전까지, 자동차 시거잭을 확장해야 할 정도로 전자장비가 많아졌다. 이 장치들 역시 배터리의 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기차가 아닌 일반 자동차에서도 배터리 활용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삼성SDI는 1월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일반 자동차의 배터리 성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LVS를 선보인 바 있다.
납축 배터리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가 장착한 LVS
'LVS(Low Voltage System)'란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일반 자동차에서도 납축 배터리를 대체하거나 납축 배터리에 추가 장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전압 배터리 시스템이다. 일반 자동차의 납축 배터리는 12V 전압을 사용하는데, LVS를 사용하면 48V까지 높일 수 있다. 하지만 60V 이상을 상용하는 전기차(EV)보다는 낮기 때문에 LVS는 '저전압'으로 구분된다.LVS는 내연기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비용으로 연비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자장비 활용을 늘릴 수 있고, 정차 시 엔진시동을 꺼주는 ISG(Idle Stop & Go) 등 연비제고 시스템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다. LVS 장착을 통해 적게는 3%에서 많게는 12%까지 연비를 높일 수 있어 완성차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런 LVS의 연비 제고 효과는 CO2 감축을 위한 환경규제의 대응책으로 주목 받으며, 유럽과 미주에서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IHS는 현재 시장이 시작되는 단계이지만 2020년엔 254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자동차 협회 'AAA'가 운영 중인 이동식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전기차의 대중화가 이뤄진 미래의 귀성길 고속도로에서는 ESS를 등에 업은 이동식 전기 충전차를 곳곳에서 보게 될 전망이다. 현재 전기차 보급이 비교적 빨리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미 이동식 전기차 충전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에너지 저장장치인 ESS를 트럭 위에 싣고 도로 위 긴급 상황이 벌어진 차량의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사이트EVs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규모는 2010년 1만 7,000대 수준에서 2014년 100만대까지 성장해 가장 빨리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차 상용화 시대의 기반 조성을 위한 '전기차 상용화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상용화 종합대책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을 2014년 누적 6,000대 수준에서 2017년엔 4만 6천대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 누적 2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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