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최근 받은 성과인센티브가 예년과 달리 '하후상박(下厚上薄, 아랫사람이 많이 받고 윗사람은 적게 받는다는 뜻)' 구조를 띤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 성과인센티브는 상후상박 구조를 유지해왔다.지난해 초 무선사업부 임원들의 성과급 반납, 그룹 전 임원들의 연봉동결에 이은 이번 성과인센티브 하후상박은 임원들의 솔선수범을 통해 위기의식을 전 조직에 볼어넣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9일 삼성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지급한 '성과 인센티브'는 대체로 아래 직급이 높은 비율의 성과급을 받고, 높은 직급으로 갈수록 성과급 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인사와 홍보 등 전사 스텝조직들은 차장과 부장, 상무, 전무 등으로 직급이 오를수록 성과급 산정비율이 낮아졌다. 부장급은 연봉의 44%, 상무는 42%, 그 윗선은 40% 내외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된 것과 연관이 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실적 하락에 대한 책임감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무선사업부 임원들이 2분기 실적부진 등에 책임을 지고 성과급의 25%를 반납했다. 지난해 말에는 2000여명에 달하는 전 계열사 임원들의 급여를 동결키로 했고, 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성과 인센티브 반납을 고려했다 직원들의 사기가 꺾일 것을 우려해 취소하기도 했다. 성과 인센티브는 그대로 지급했지만, 직급이 오를수록 차등을 둔 것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4분기에 다시 실적이 반등하긴 했지만, 이 기세를 몰아가기 위해 비용 절감을 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삼성은 최근 성과 인센티브 확대계획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성과 인센티브는 그동안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다가 지난해 초 부장급을 대상으로 고과 우수자에 대해 연봉의 70%까지 줬다. 삼성은 올해부터는 지급대상을 부장에서 차장급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비용이 추가로 지출되는 것을 우려해 중단했다. 지난해 연봉의 70%를 성과인센티브로 받있던 부장급 대부분도 비율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205조4800억원을 달성하면서 3년 연속 매출 2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누적 영업이익은 24조9400억원으로 2013년 36조7900억원과 비교해 32.21% 줄었다. 최근 삼성은 국내외 경제 상황과 맞물려 성장 돌파구가 없다는 점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강도높은 경비절감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은 직원들의 사기에 매우 중요하지만 비용절감시 가장 필수적인 수단이기도 하다"며 "올해에도 삼성을 비롯해 모든 대기업들이 성과급을 후하게 주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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