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칼바람 피할 '동장군 대피소' 설치해 인기

지역 내 버스정류장 35곳에 칼바람 피할 수 있는 추위가림막 설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매서운 겨울바람에 발을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을 위한 ‘동장군 대피소’가 등장했다. 손녀에 손을 잡고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 장을 보러 나온 부부, 하굣길 학생 등 우리의 이웃들이 잠시나마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된 것.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지역 내 버스정류장 35곳에 겨울철 칼바람을 피할 수 있는 추위가림막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장군 대피소는 2013년 청림동 직원이 제안한 것이다. 버스정류장 간이도서관을 설치해 화제가 됐던 청림동에서 겨울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 한 곳에 3면이 차단된 추위가림막을 설치했다. 또 유종필 구청장이 지난해 간부회의에서 청림동의 추위가림막처럼 아이, 어르신들이 버스를 이용할 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안건으로 올렸다.

관악구청 앞 동장군대피소

이에 일자형 버스승차대는 겨울철 바람에 무방비, 3면이 막힌 가림막도 매서운 추위는 막을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사방이 막힌 추위가림막을 설치하게 됐다. 그리고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동장군 대피소’라는 이름도 지었다.‘동장군 대피소’는 높이 2m, 가로 3m, 세로 1.5m 비닐천막이지만 버스를 기다리며 바람을 피하고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배려가 있는 공간이다. 오가는 버스가 잘 보이도록 투명한 재질로 만들었고 이용이 적은 곳은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여름철 그늘막으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적은 비용으로 효율성도 높였다. 직장인 김은영씨는 “동장군 대피소가 생기기 전에는 겨울철 버스정류장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는데 칼바람을 피할 수 있어 좋다”며 “게다가 좁은 공간에서 매일 마주 보게 되는 이웃사람과 인사도 할 수 있게 돼 정이 넘치는 동네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구는 동장군 대피소를 이용하는 주민이 꾸준히 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겨울이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그리고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수시로 점검하는 등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유종필 구청장은 “승객, 보행자, 버스정류소 공간 등을 고려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칼바람만이라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동장군 대피소’를 설치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따뜻하고 세심한 행정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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