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사측이 구조조정에 돌입할 경우 사측과 어떠한 개별협상에도 임하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봄을 알리는 입춘(入春)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구조조정 칼바람에 찬기운만 돌았다. 이날 오후 5시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원 200여명은 사옥 앞에 모여 사측의 대규모 구조조정 결정에 전 조합원 거리집회로 맞섰다. 노조가 거리에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노조는 '구조조정 분쇄, 고용안정 쟁취'라는 문구가 쓰인 조끼를 입고 사측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8년간 노사 상생관계를 유지했으나 명예퇴직 및 권고사직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전했다"면서 "점포폐쇄와 인력감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싶으면 지점을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내보낼 것이 아니라 경영실패에 대해 임원들이 먼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지난달 28일 하이투자증권 경영진은 노조에 ▲권고사직을 포함한 250명의 희망퇴직 ▲퇴직자 위로금 1년치 임금 지급▲리테일(소매) 영업점 20여 곳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 안을 전달했다.이에 대해 노조는 정면으로 반박하며 "전 조합원은 사측이 노조와 사전협의하지 않은 어떠한 구조조정(안)도 절대 반대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분쇄와 고용안정 쟁취를 위해 총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이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것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3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1400명 규모 희망퇴직을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지분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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