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휴업' 공공기관 앱 수두룩…'예산 수백억 낭비'

정부, 공공기관 앱·웹 서비스 중 이용 실적 저조 및 민간 분야 중복되는 것 일제 정비나서....앱 300개 웹 3200개 폐지...'2018년까지 예산 550억원 절약'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정부 각 부처 및 공공기관들이 개설한 모바일 앱ㆍ웹사이트 중 상당수가 이용 실적이 극히 낮거나 민간 서비스와 중복돼 폐지 대상으로 선정됐다. 서비스 개발ㆍ유지에 수백억원의 예산이 고스란히 낭비된 셈이다. 행정자치부는 3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공데이터 활용 서비스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정부 각 부처 및 공공기관들이 대국민서비스 차원에서 개설한 공공 웹사이트는 1만2339개, 공공 모바일앱은 1222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상당수의 사용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 행자부에 따르면 다운로드 1000건 이하로 유명무실한 공공 앱과 방문자수가 1000명 미만으로 '개점 휴업' 상태인 공공기관 웹 사이트가 수백개에 달한다. 행자부는 구체적인 사례 공개 요구에는 "각 부처 사정도 있다"며 응하지 않았다. 앱 하나를 만들어 유지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1개당 개발비 3000만원ㆍ유지비 연간 300만원 가량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그동안 수요 예측을 잘못 했거나 민간 서비스와 겹치는 앱을 개발ㆍ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정부도 이를 의식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점 휴업 상태인 공공기관 모바일 앱·웹 사이트에 대한 일제 정비를 추진해 예산을 절약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다. 정부는 다운로드 1000건 이하로 국민 이용실적이 극히 저조하거나 장기간 관리가 소홀한 모바일 앱부터 우선 폐지하기로 했다. 방문자수 1000명 미만의 공공 웹사이트도 폐쇄할 계획이다. 특히 이용이 많은 인기 서비스라도 기상청 '날씨 앱'ㆍ국토교통부의 '브이월드 앱'ㆍ특허청의 특허검색서비스 등 민간 시장이 충분히 활성화된 분야의 경우 단계적으로 없애거나 기본서비스에만 집중하고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행자부는 폐지 대상 앱이 약 300개 정도, 웹 사이트는 약 3200개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신규 앱 개발이나 웹 서비스 개시도 재난 안전ㆍ복지ㆍ의료 등 공공성이 높고 민간이 대체하기 곤란한 경우로 제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이번 일제 정비로 인해 오는 2018년까지 앱 분야 150억원, 웹 서비스 분야 400억원 등 550억원의 예산이 절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공데이터법을 개정해 공공기관들로 하여금 민간과 유사하거나 중복성이 높은 공공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자체 점검ㆍ정비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국가대표포럼(Korea.go.kr)에 기관별 공공앱을 등록하도록 의무화해 중복 개발을 방지하고, 3년 단위로 운영 성과를 평가해 통폐합 등 정비를 상시화하는 한편 다운로드ㆍ이용고객 등 운영 실태도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우수 민간 앱을 정부가 공공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등 민간 시장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민간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민간서비스와 유사한 정부 앱은 과감하게 정비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민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창업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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