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횡령의혹 前총장 개방형 이사 승인…학생·교직원 '분규조장' 반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최근 일부 사학(私學)에서 비리전력자들이 현직으로 복귀하거나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동덕여대에서도 비리ㆍ횡령으로 물러난 전직 총장이 개방이사로 귀환을 시도하면서 학생ㆍ교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일 동덕여대 총학생회를 비롯해 학생ㆍ교수ㆍ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동덕여대 민주화와 발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전날 학교법인 동덕여학단이 교육부에 요청한 조원영(66) 전 동덕여대 총장의 개방이사직 임명안을 하루 만에 승인했다. 조 전 총장은 지난 2003년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의 종합감사과정에서 교비횡령ㆍ학사비리 혐의가 드러나자 이듬해 사퇴했던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동덕여대 학생들이 이 학교 사상 최초의 '수업거부'에 나서기도 했다.조 전 총장의 복귀 시도는 2011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구 재단 측 이사 5명에 대해 이사직 복귀를 승인하면서 본격화됐다. 구 재단 측 이사들은 2013년 복귀시도에 이어 지난해에 조 전 총장이 설립자의 후손이며 학교 발전에 공헌했다는 이유로 개방이사직에 추천했다. 사학재단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법인 이사 중 일부를 외부인사에서 채용하는 개방이사제가 오히려 '비리전력자'가 복귀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김소연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투명한 학교 운영을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개방이사'의 취지인데 비리 전력으로 사퇴한 인물을 개방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비판했다.하지만 당국은 법적인 하자가 없기 때문에 승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학교법에 규정된 임원의 결격사유에 따르면 조 전 총장은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으며 또 개방이사는 일반 이사와 다르게 개방이사추천위를 통해 대학구성원들이 선출하기 때문에 교육부로서도 추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상지대, 대구대 등에 이어 동덕여대까지 사분위와 개방이사제가 '비리 전력자'의 복귀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이 제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김병권 사학개혁범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대학의 투명성을 위해 만든 사분위와 개방이사제가 오히려 비리전력자들을 복귀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설립자와의 혈연관계라는 인적 연속성 등을 배제하고 대학 정관의 목적을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인물을 개방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법ㆍ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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