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부 훈장·포장 명단도 정보공개 대상'

언론 추적보도 위해 정보공개 요구, 정부는 거부…법원 '공개해야 서훈수여 투명성 검증'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언론사가 정부 훈장·포상 대상자를 추적 보도하고자 정보 공개 요구를 할 경우 정부는 명단과 사유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신영철)는 한 방송사 시사제작국 기자인 이모(41)씨가 안전행정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2013년 6월까지 정부로부터 훈장·포장 등 서훈을 받은 자의 성명, 소속, 사유, 서훈 종류의 공개를 청구했다. 이씨는 훈장·포장 대상자를 분석해 누가 무슨 일로 정보포상을 받았고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것인지, 부적절한 수훈자는 없었는지 추적 보도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이었다.

대법원

하지만 안행부는 공개청구한 정보가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하므로 정보공개법에 따라 비공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해 공개대상 정보로 봐야 한다”면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정보 공개로 인해 보호되는 공익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 등에 관한 이익보다 현저히 크다는 점에 관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서 정보공개 청구 거부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판단이 달랐다. 2심은 “서훈을 받은 자의 성명까지 공개돼야 인적관계나 지위 등을 바탕으로 서훈 수여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면서 “공익 달성을 위해 정보 전체의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가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이씨 손을 들어줬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