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선거 앞두고 과열되는 '소상공인ㆍ中企'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19일 새벽 2시, 소상공인연합회 단체장과 국회의원 보좌관, 중소기업청 관계자, 출입기자 등 100여명이 카카오톡 채팅방에 느닷없이 초대됐다. 소상공인연합회 A 임원이 초청한 것이다. A 임원은 연합회 공동회장 중 한명을 겨냥해 "소상공인 연합회가 한 개인의 잘못된 야심과 독단으로 침몰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중소기업청 역시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며 중기청 관계자들을 추궁했다. A 임원의 이례적인 행동은 조직 문제를 외부에 알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그 방법도 거친데다 의도도 의심을 사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오는 2월 25일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뽑는다. 지금까지 후보는 공동회장 2명. 이런 상황에서 공동회장 중 한명에 대한 A 임원의 일방적인 의혹 제기는 '저의가 의심스러운' 행태로 비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A 임원은 라이벌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회장 선거전이 과열되는 것은 소상공인업계만은 아니다. 30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선거를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주 예비후보 중 한 명이 후보 추천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규정 개정을 요구했고, 또 한 명의 예비후보는 "혼탁한 선거 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겠다"며 사퇴했다. 선거라는 게 으레 과열되기 마련이지만 중앙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의 잡음이 마뜩찮은 것은, 이들 기관의 회장직을 '노른자'로 바라보는 얄팍한 시각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장은 부총리급 예우를 받으며 홈앤쇼핑 이사직을 겸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소상공인연합회를 지원하는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진흥기금이 설치됐다. 단체장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도 동행한다. 혹시라도 이런 대우와 권력이 탐이 나 회장직을 노린다면, 설령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그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다.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리보다는 내가 잘 되겠다는 수장의 리더십은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300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라도 헐뜯기는 자제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기 바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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