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사 전문가 '거짓말,북한 악마화'일축
러시아 4세대 전투기 수호이 35.북한이 지난해 11월 최룡해 특사를 통해 구매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러시아에서 최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 35(Su-35) 판매를 요청했다는 한국의 한 신문 보도가 논란을 낳고 있다.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지난해 1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Su-35 공급을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 러시아의 군사 전문가가 "북한을 불신하는 전체 선전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일축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세계무기무역분석센터'의 이고르 코로트첸코 센터장은 10일 리아노스보스티 통신 인터뷰에서 "이 모든 정보는 북한을 악마화하기 위해, 그리고 북한이 단지 전쟁에 대해서 생각하는 국가이라는 것을 과시하고 또한 가짜 센세이션을 이룩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의 라디오방송 '러시아의 소리'가 전했다.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중국과만 Su-35 인도 협상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러시아의 국영 이타르 타스 통신은 지난해 11월14일 러시아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 SU-35기본형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4대를 구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중국과 북한의 경제·재정 능력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과 아무런 협상을 하지 않았고 또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한 중앙 일간지는 지난 8일 군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 비서가 지난해 11월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전투기인 수호이-35 구매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고 러시아의 국영 통신사인 이타르 타스 통신은 9일 도쿄발로 이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4세대 전투기 수호이 35
북한이 구매의사를 타진한 Su-35는 현재 러시아 공군이 운용중인 4세대 전투기로 꼽힌다. 옛 소련 시대 개발된 Su-27을 개량한 이 전투기는 강력한 쌍발 엔진 덕분에 최고 속도 마하 2.25,순항거리 4500km,작전거리 3600km를 자랑한다.12개의 무장 장착대에는 활공·레이저유도폭탄과 로켓,각종 미사일 등 최대 8t을 탑재한다. 그래서 기체는 크다. 길이 22m, 날개너비 15.3m, 높이 5.90m로, 우리 공군이 자랑하는 F-15K보다 조금 크다. 속도와 무장이 최대 마하 2.5에,최대 10.4t인 F-15K에 처진다.
최윤희 합참의장이 수원비행장에서 이륙한 F-15K 후방석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하면서 육ㆍ해ㆍ공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
미그 21을 비롯한 노후한 전투기와 소량의 미그 29기만을 보유하고 있어 한미 양국의 공군력에 대항하기 위해 공군 현대화를 추구해온 북한이 탐내기에 충분한 기종이다. 북한이 최신 전투기 구매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정일은 2001년과 2001년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첨단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고 2011년에도 모스크바를 방문해 전투기 판매를 거듭 요청했다. 김정일은 같은 해 베이징을 방문해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에게 J-10,J-11 스텔스 전투기를 판매할 것을 요구했다.러시아 정부가 현재 공식 답변을 내지 않아 정확한 사실을 알 수는 없다.국제제재로 러시아가 북한에 즉시 Su-35를 팔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재정능력도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다.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석탄을 중국에 수출해 10억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2011년 이후 석탄수출로만 50억달러를 벌었으며, 근로자 송출로 연간 12억~23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는 만큼 첨단무기를 구입할 재정여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러시아는 최근 몇 달 사이에 북한과 관계 강화움직임을 보여온 만큼 북한이 Su-35 판매를 요청했을 정황도 있다. 러시아는 오는 5일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를 초청했다.김정은이 초청해 응해 러시아 땅을 밟을 경우 전투기 판매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이는 F-35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인 한국의 대응을 낳는 등 연쇄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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