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법인예금 마이너스 금리 시대 왔다

천대받는 돈…초과예금 수익내기 어려워, 은행들 법인예금에 수수료 부과 흐름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미국 은행들이 올해부터 법인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고도 이자는 커녕 '돈 보관료'를 내듯 수수료를 줘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동향센터는 '미국 법인예금에 대한 마이너스금리 시대의 도래' 보고서에서 이같은 미국 은행의 변화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 씨티그룹, HSBC, 도이치방크, BOA 등 대형은행들은 법인고객들에게 '초과 예금은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져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돈이 천대받는 시대가 온 셈이다. 이 같은 변화의 이면에는 저(低)성장과 대출수요 부진이 자리한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예금을 받고 금리를 주고, 대출은 이보다 높은 금리와 수수료를 부과하는 '예대마진'으로 이문을 남겼다. 강화된 은행규제도 이유다. 미국 감독당국은 올해부터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C)의 원안에 기초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은행권에 적용할 방침이다. LCR비율은 대기업, 중소형은행, 금융회사 등 법인고객이 많은 돈을 맡기면, 지급보장한도를 웃돌 수 있다. BCBS는 금융시장 충격이 발생하면, 인출이 예상되는 초과예금은 '위험자산'으로 간주해 이에 대한 자본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에 대한 수수료 개념의 '보관료' 징수는 현실화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 뉴욕 멜론은 유로화 표시 법인예금에 0.2% 수수료를 부과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초과지준에 적용하는 금리를 -0.1%에서 -0.2%로 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도 지난 3분기 영업실적 발표에서 유로화 표시 법인예금에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따라 최근 미국은행들이 법인예금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해 다른 금융상품으로 이전을 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동향센터는 "법인예금이 안전성과 함께 수익성도 중시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은행들은 이와 부합한 사업전략 수정이 요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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