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우수한 기술력 갖춘 창업자에 연대보증을 5년간 면제해 준다는 '연대보증 족쇄 완화'가 올해 시행된 규제개혁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혔다.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한상의 정책자문단 및 규제전문가 50여명을 대상으로 '2014년 규제개혁 10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대보증부담 완화'가 응답자의 86.3%에게 가장 의미 있는 규제개혁으로 꼽혀 1위를 차지했다.대한상의는 "가족, 친인척, 임직원이 모두 엮이는 연대보증 관행이 창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데 이를 깨는 시도"라며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젊은이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업자 연대보증은 국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지난 9월 말까지 100여건, 약 85억원 상당이 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2위는 간편결제 잔혹사로 불리는 '공인인증서·액티브X 사용의무 폐지'로 응답전문가의 74.5%가 꼽았다. 업계는 30만원 이상 전자상거래 시 공인인증서 사용의무와 액티브X방식 결제제도가 각각 올해 5월, 내년 1월 폐지됨에 따라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3위는 의료관광 활성화가 기대되는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의 여행업, 숙박업 등으로 확대'(62.7%)였고, 4위는 장애인 섬·오벽지 주민들의 의료편의성 제고 등이 기대되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범위 확대'(58.8%)가 꼽혔다. 상의는 "의료관광과 원격의료 활성화는 서비스부문 고부가가치화에 매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한겨울에 한여름 옷'이라는 최경환 부총리의 지적처럼 전문가 58.8%는 '분양가상한제의 원칙적 폐지'를 공동 4위로 꼽았다. 현재 국회계류 중이지만 최신기술 적용으로 양질의 주택공급, 입주 후 내부마감재 재시공 자원낭비(연 6,143억원) 방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이 외에도 공동 6위는 '성실실패자 특례보증을 통한 재창업 지원'(54.9%),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설립제한 완화'(54.9%)가 꼽혔고, 공동 8위는 7조원 규모의 세계최대 반도체라인인 삼성 화성사업장 증설을 허용한 '지구단위계획구역 간 설립제한 완화'(37.3%), '산업단지 내 입주가능 서비스업종 확대'(37.3%), '부당한 하도급 단가인하 등 3배 손해배상제도 적용대상 확대'(37.3%) 등이 꼽혔다.김종석 대한상의 자문위원(홍익대 교수)는 "원격의료 라든가 분양가상한제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개혁에 나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연대보증제 폐지는 벤처창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기업들은 올해 규제개혁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규제개선체감지수는 121로 조사됐다. 규제개선체감지수가 100이상이면 규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고 체감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부문별로 따져보면 금융 분야의 규제개선체감도가 126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문화관광(124), 보건복지(122), 입지(120), 유통물류·영업(116), 건설(113), 공정거래(105) 순으로 나타났다. 규제개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환경, 노동 분야는 98, 97로 기준치를 하회했다.기업들은 내년도 역점을 두어 추진해야 할 과제로 '노동부문 구조개선'(3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모호한 법령정비 및 법령에 없는 행정지도 등의 그림자 규제개혁'(23.8%), '진입규제 완화 및 신산업부문 규제인프라 정비'(20.8%), '서비스부문 규제개혁'(15.5%) 순으로 조사됐다.규제개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한 과제로 기업의 37.3%는 '규제개혁조치 입법화 및 규제신설 최소화 등 국회의 협력'을 꼽았다. 다음으로 '규제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27.1%), '규제담당 공무원의 마인드 변화'(20.5%), '자율규제 전환풍토조성을 위한 기업의 윤리경영'(15.2%)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 한해보다 규제개혁과 경제혁신이란 말이 회자된 적이 없었다"며 "그간 쌓아올린 규제개혁 성과가 경제전반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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