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꼬르소꼬모 서울 매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 산업의 10대 이슈와 내년 업계 전망을 16일 발표했다.장기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패션 시장의 패러다임도 재편되고 있다. 한동안 성장가도를 달리던 아웃도어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한국 패션 시장의 판도를 바꾼 제조·유통 일괄화 의류(SPA) 브랜드의 성장은 올해도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경험과 삶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국경 없는 소비 행태를 보였으며, 유통업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까다로워진 고객잡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패션과 먹거리 위주에 집중했던 소비 문화가 삶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라이프스타일 소비도 조명을 받았다. 유행 아이템과 패션 브랜드 자체에 집중했던 이전과는 달리 삶을 살아가는 방식, 태도, 가치, 소비 습관이 묻어나는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으로 패션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을 문화적 체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개념의 편집매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리빙·키친 등 영역을 확장하며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10꼬르소꼬모 서울(10 Corso Como Seoul), 비이커(Beaker) 등 패션을 중심으로 생활용품 영역까지 확장한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자주(JAJU) 플래그십 스토어나 무인양품(MUJI) 등 생활밀착형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안하는 매장도 등장했다. 자신만의 강력한 준거 기준에 기반한 소비 생활을 영위하는 'P형 소비자'도 나타났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한동안 소비자들은 가치와 가격으로 양분되는 소비 행동을 보이는 가치 소비에 집중해왔고 합리적인 가격과 거금을 투자할 만한 가치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하지만 똑똑한 소비의 시대에도 열망하는 대상을 구입하기 위해 장시간 줄서기도 감수하고 심지어 프리미엄(premium)을 붙여 더 비싼 값에 구입(purchase)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등장했다. 자신만의 관점(perspective)에 따라 열정(passionate)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나 상품에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e)하고 해당 상품을 소유(possessive)함으로써 과시(proud)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미족도 등장했다. 과거에는 소비 시장의 주체가 여성이었지만, 패션 감각이 발달한 20~30대의 젊고(Young), 도시에 거주하는(Urban) 남성(Male)을 뜻하는 여미족(Yummy)이 주목을 받고 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고, 패션과 언론에 관여가 높아 유행에 민감한 소비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정보 공유 활동도 활발하고,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트렌드에 민감한 여미족의 특성에 맞춰 유통가도 변화하고 있다. 신사복 브랜드 갤럭시는 남성 편집매장 란스미어와 결합한 '갤럭시 라운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7층을 '씨티 스케이프(The City Scape)'라는 콘셉트의 남성 전문관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연구소는 이 밖에도 올해 패션산업 이슈로 복고·아날로그 열풍, SNS 마케팅 격화, 내수 브랜드의 중국 진출 및 국내기업 중국에 매각, 유통업체의 차별화한 콘텐츠 확보 전쟁 등을 꼽았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내년에는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취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패션 스타일은 특정 스타일이 유행하던 것에서 진화해 울이나 니트와 같은 클래식한 소재를 활용한 편안한 디자인에 실용성과 기능성을 더한 의상이 큰 흐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옷차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브랜드보다는 상품 자체에 무게를 두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팬톤(Pantone)은 2015년 컬러로 마르살라(Marsala)를 선정했다. 포도주빛을 나타내는 이 컬러는 마음과 몸, 영혼을 더 풍요롭게 하고 자신감 넘치게 하며 안정을 준다. 풍요롭고 만족스러우며 완벽한 식사를 상징하기도 하는 색이다.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내년은 각자의 삶 속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공감·공유할 수 있는 요소의 취사 선택과 이들의 조화로운 융합의 방식을 통해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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