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한국에 온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한국 친구가 알려준 '사람은 사계절을 만나봐야 안다'는 말처럼, 지난 1년간 겪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은 나의 경영 철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단기간에 고도의 산업화를 이룬 나라인 한국은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전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고객 서비스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수록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게 된다. 한국의 애프터서비스(AS)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친절하다. 그리고 매우 전문적이다. 고객의 피드백을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는 것 역시 매우 효율적이며 즉각적이다. 제품의 문제로 생겼던 불만도 서비스를 받으면서 해소될 정도로 탁월하다. 그중에서도 서비스가 가장 뛰어나다는 전자업계의 서비스 전반에 대해서 공부하는 자세로 현장을 지켜본 결과 그들의 서비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고객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비스 현장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뿐 아니라 모든 서비스 과정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도록 한다.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이 같은 탁월한 시스템이 산업 전반에 걸쳐 갖춰지게 된 가장 큰 배경에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한국인 특유의 역동성과 추진력이 더해져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입차 역시 판매가 늘어나면서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력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아 엔지니어들의 전문성과 친절함 역시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입차 업체들의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중 한 가지가 고객이 원할 때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적 서비스 문화에 익숙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불만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즉각 개선되어야 할 이슈임이 틀림 없다. 현대 사회는 속도 경쟁의 사회다. 고객 역시 자신의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사람들이다. 서비스로 인해 그들의 시간을 손해 본다면 사회 전체의 경쟁력 손실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소비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적재적소에서 빠르게 제공하는 한국의 미래 경쟁력은 그 어떤 나라보다 높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고객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이 이뤄졌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의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폭스바겐코리아를 전 세계 폭스바겐 중 가장 서비스가 뛰어난 법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국의 '고객만족 서비스'를 다양한 나라의 폭스바겐에서 배울 수 있도록 말이다.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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