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조에서 균열이 생겨 물이 새는 바람에 지난 4일부터 긴급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뒤늦게 이런 사실이 알려진 어제(9일) 119 소방대원들이 출동했고, 오늘은 국민안전처가 국토교통부ㆍ서울시 등과 함께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롯데 측이 보인 행동은 안이하고 무책임했다.물이 새어 나온 부분은 수중터널 구간 콘크리트 벽과 아크릴 유리가 맞닿아 실리콘으로 마감 처리한 곳이다. 실리콘 밖으로 물이 새는 것이 육안으로 보이는데도 롯데 측은 "아쿠아리움 개관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누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취재하려는 방송 카메라의 접근을 막았다. 하지만 누수 여부는 개장하기 전에 충분한 기간 수조에 물을 넣고 확인해야지 덜커덕 개장부터 서두를 일은 아니었다.롯데는 긴급 보수공사를 벌이면서도 관람객을 계속 입장시켰다.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하는 대형 수조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상황을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문제의 수중터널 구간만 통제하며 이유를 묻는 관람객들에게 "환경개선 작업 중"이라고 둘러댔다. 게다가 롯데 측이 인정한 수조 외 다른 곳에서도 물이 새는지 곳곳에서 직원들이 수건으로 물을 닦아냈다는 관람객들의 증언도 나왔다.문제의 아쿠아리움 밑에는 근처 2만가구와 제2롯데월드에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 변전소가 있다. 누수로 수조가 터질 경우 대형 안전사고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제2롯데월드는 건축허가 단계부터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롯데로선 국내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과 초고층 시설을 자랑하기 이전에 확실한 시공과 안전장치로 고객들을 안심시켜야 마땅하다. 마침 어제 전국의 교량과 터널, 댐, 방조제 등 국가 기간시설에 대한 안전진단을 엉터리로 해온 관련 부처 공무원과 시설안전공단 직원, 업체 대표 등 44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기소됐다. 무자격 업체들이 일감을 따내기 위해 퇴직 공무원을 영입했고, 일부 공무원은 뇌물을 받고 이들 업체의 부실 진단을 눈감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비리 고리가 끊기지 않고 있음이다. 국민안전처는 정부 조직개편 이후 처음인 제2롯데월드에 대한 현장 점검에서 부처의 존재 의미를 각인시키기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