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하면서 러시아 루블화 사상최저 추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CE)가 원유 감산을 거부하면서 러시아 경제에는 또 하나의 폭탄이 떨어진 셈이 됐다. 러시아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가 추가로 급락하게 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의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 등급 강등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OPEC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회의에서 현재 3000만배럴인 하루 원유 생산 한도(쿼터)를 동결키로 결정했다. 일부 회원국의 감산 요구는 현재 쿼터 한도 준수를 통해 과잉 생산되고 있는 물량으로 줄임으로써 해결키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OPEC 회의 결과가 공개된 후 유가가 급락하고 러시아 루블화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현지시간 27일 오후 8시21분 현재 루블화는 2.6% 급락하며 달러당 48.655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날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의 RTS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2.1% 급락한 1006.43으로 거래를 마쳤다. OPEC 결정으로 국제유가도 6% 넘게 급락했다. 원유는 천연가스와 함께 러시아 수출에서 50%의 비중을 차지한다. 유가 급락은 곧 러시아 경제의 추락을 의미하는 셈이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한 컨퍼런스에서 올해 국제유가가 30%나 하락한 것과 관련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연간 900억~1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과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을 OPEC 회의가 열리는 빈에 파견해 OPEC의 감산을 촉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 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츠의 올레그 포포프 이코노미스트는 "당연히 OPEC의 결정은 러시아 자산에 부정적"이라며 "유가가 추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루블화 하락으로 러시아 기업들의 달러 매출도 감소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크리스티안 에스터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 모스크바 회견에서 러시아가 저유가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국부펀드에서 돈을 쓰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며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 정크 등급 가능성을 경고했다. S&P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BBB-로 매기고 있다. 한 등급만 더 떨어져도 정크 등급인 셈이다. S&P는 러시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매기고 있는데 이는 강등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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