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임근희 박사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비약적인 조선 산업의 발전으로 세계 일류 조선 산업국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선박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 선박의 대형화ㆍ고속화에 따른 진동ㆍ소음 증가 문제와 더불어 연료효율에 대한 선사들의 관심과 국제해사기구 및 주요국을 중심으로 선박으로부터 배출되는 환경 오염물질에 대한 규제 강화에 따라 첨단 조선 기술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 조선강국들은 전기추진식 선박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전기추진식 선박은 기계식과 달리 선체외부의 선회장치(POD) 내에 고출력 전동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설치위치와 사용공간의 유연성을 확보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박의 회전반경과 선체 저항감소, 기관실의 용적감소 및 선박 내부 설계와 배치에서도 유연성을 증대 시킬 수 있다.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선진국의 관련 기업들은 전기선박 관련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해양강국 핀란드는 작업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쇄빙선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세계 최초로 선회식 전기추진 시스템(AziPod)을 특허 출원했다. 독일의 지멘스(Siemens)는 5000~3만㎾의 선박 추진기를 영구자석형 전동기를 이용해 개발하여 효율을 10% 이상 향상 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의 알스톰(ALSTOM)은 다상 유도전동기를 이용하여 쇄빙선, 굴착선 및 군함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에 적용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와의 합작을 통하여 3만㎾에 이르는 선회식 전기추진 시스템 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해군 주관으로 구축함 및 항공모함용 전기 추진 장치를 개발했으며, 초전도 전동기를 장착한 POD형 연구까지도 수행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스미토모 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그룹에서 소형 POD형 추진 장치를 개발을 시작으로, 대형화와 추진 장치의 효율향상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전기추진 선박의 시장은 2000년대에 와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추진 시스템 단일 시장만도 1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분석에 의하면 초전도모터가 장착된 POD형 전기추진 방식이 도입으로 새로운 선박 시장을 비롯해 현재의 400만달러의 선박용 모터와 발전기시장이 앞으로 10년 동안 20억~40억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POD 추진 장치개발은 외국에서도 아직 도입 단계다. 만일 국내에서도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조선 강국으로서의 입지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연구소, 기업별로 나누어진 역량을 집중하여 추진하면, 연구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이고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전기선박육상시험소(LBTS) 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상반기부터 본격 운전에 들어가는 '육상전기선박 시험동'은 6000㎾급까지의 전기추진 선박의 시험에 활용될 수 있어, 전기추진선박의 조기 기술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풍력 발전기와 산업용 대용량 전동기 및 발전기의 성능평가 설비 등 에너지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산업설비로도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위조선 산업국 달성 이후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엔저에 힘입은 반격, 그리고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마땅하지가 않아 보인다. 이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낮은 비중과 주요 선박 기자재에 대한 높은 수입의존도를 벗어날 전략이 필요하며, 조선 해양 강국으로서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주요 기자재의 연구개발과 아울러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기추진 선박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절실하다. 임근희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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