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달러 강세가 미국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세계 경기 회복세에도 해가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의 더그 오버헬먼 캐터필러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수출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달러 값이 뛰면서 미국산 제품의 수출 가격이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캐터필러의 경우 달러 강세에 따른 손실이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 오버헬먼 CEO는 "엔화 약세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우리는 일본에서 꾸준히 생산을 늘려왔다"면서 "달러 강세가 약간의 역풍을 의미하긴 하지만 그동안의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캐터필러는 최근 예상보다 좋은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3분기 주당순익은 1.72달러로 월가 예상치 1.36달러를 웃돌았다. 중국·아시아 등 신흥국 매출이 부진했지만 북미 지역 수요가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달러 강세가 특히 유럽과 일본에 대한 노출이 큰 미국 수출 기업들의 피해를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가 유로화, 엔화 약세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들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어 향후 유로 및 엔과 달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은 강한 달러가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정책당국자들이 달러 강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금융위기 때와 달리 각국 중앙은행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 자체가 세계 경기회복에 위험요소라고 엘-에리언 자문은 덧붙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달러 강세 속도가 그리 빠른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달러는 지난 봄 저점 대비 10% 정도 오른 상황이다. 일본 엔과 비교하면 달러 값은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재 달러 값은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6년 수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달러 가격이 가장 비쌌던 지난 2001년 여름과 비교하면 30% 정도 더 낮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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