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텅 빈 지하철, 당신 앞에 누군가 잘 포장된 선물과 꽃을 놔두고 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한 화장품 브랜드가 이같은 조건을 통해 한국인의 '정직성'을 실험한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만든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Belif)는 지난 7일 서울 지하철에 100개의 화장품 세트와 꽃, 위치추적장치(GPS)를 담아 둔 종이가방 100개를 놔둔 후 몰래카메라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지하철 한 구석에 주인 없이 놔두고 온 종이가방이 종착역까지 몇개나 그대로 오게 되는지 사람들의 '정직함'을 테스트한 것이다.결론은 어떻게 됐을까? 실험 결과 이날 하루 종일 운행을 마치고 종착역에 도착한 지하철에 남아 있는 종이가방은 고작 6개에 불과했다. 시작부터 GPS추적장치에는 지하철을 벗어나는 선물들의 위치가 전송되기 시작한다. 이 동영상에는 한 여성이 텅빈 지하철에서 가방이 눈에 띄자 주변을 둘러 보며 눈치를 살핀 후 가방을 들고 가는 모습, 한 아주머니가 여기저기 힐끗거리며 가방을 열어 보고 그대로 갖고 가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실망은 하지 마라. 깜짝 반전이 이 동영상의 묘미였다. 실망한 채 다음날 선물들의 위치 추적을 개시한 제작진들은 깜짝 놀라게 된다. 한 곳에 무려 81개의 선물들이 서울지하철 유실물 센터에 무더기로 모여 있는 게 확인된 것이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6개를 포함해 모두 87개의 선물이 회수된 셈이다.동영상은 이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었던 것일까?, 스스로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었던 것일까? 우리는 정직하다, 당신은 정직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 온 지 12일 만인 19일 오전 현재 조회수 87만5000여건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누리꾼들은 이 동영상에 대해 "감동적", "한국인의 정직성을 외국인들에게 잘 보여주는 동영상"이라는 칭찬부터 "조작된 것 같다", "화장품 홍보용일 뿐"이라는 냉소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인권 침해"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일본인으로 보이는 일부 누리꾼들은 "일본에서 했으면 99%가 회수됐을 것"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편 실제 우리나라의 지하철유실물센터의 상황은 어떨까? 날마다 시민들이 주인을 찾아달라며 맡기는 물건들로 가득차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올해 초 발표한 '2013년 서울지하철 1~9호선 유실물 통계'에 따르면, 지하철 1∼9호선의 유실물은 전년(10만1140건)보다 11.2% 늘어난 11만2478건을 기록했다. 1987년 유실물센터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다 건수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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