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0% 시대…5년전과 비교해보니

2009년2월 기준금리 2.0% 내린 뒤 17개월간 유지…이번에도 장기화 유력시장선 "초저금리 오래간다" 예견 움직임…은행선 여수신금리 추가하락 예상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0%로 인하하면서 초저금리시대가 막을 열었다. 경기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한은의 결단에 금융권은 일단 한 발 물러서 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금·대출금리 추가 인하로 이자실익 계산에 분주한 고객들의 향방을 감지하기 위해서다. 시계추를 5년전으로 되돌려 보면 지금의 상황과 닮았다. 당시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2.0%로 내린 뒤 17개월간 이를 유지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 5년 전의 상황은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2009년2월부터 2010년7월까지 기준금리는 연 2.0%로 유지했다. 2008년8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6개월 만에 2.0%까지 급속하게 떨어뜨렸다. 시중은행의 수신·대출금리는 동반하락했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2008년 10월 6%대에서 2009년 5월에는 2.94%까지, 평균 대출금리(가계·기업 평균)도 7%대에서 2010년 6월 5.3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현재 여수신금리는 17개월 동안 초저금리가 유지됐던 기간보다 더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2.43%, 평균 대출금리는 4.18% 수준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럽판 양적완화 정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달 초 2.22%를 까지 밀려나게 된 배경이다. 한 마디로 5년 전엔 예상과 달리 외부적 변수로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유지됐다면, 지금은 일찌감치 장기 저금리 시대를 예견하고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관계자는 "5년전 시장에서는 대부분 금융위기만 극복하면 바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었지만 미국 경기침체가 변수로 작용하며 17개월간 저금리를 유지하게 됐다"며 "현재의 경우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당시보다 100bp 낮은 상황이라 상당기간 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두 달전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여·수신금리를 조정했던 은행들은 또 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대부분은 한동한 시장의 동향을 관측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추가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 하락을 염두에 두고 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상태로, 한동안은 시장금리 동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기준 금리 하락 폭만큼은 아니겠지만 은행의 여수신 금리는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5년전보다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의 영향과 중국 기업들의 약진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돼 기업이익이나 주가 전망 역시 밝지 않은 탓이다.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당시와 기준금리는 같지만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다"며 "당시엔 경기가 V자형으로 반등을 했고 기업들이 환차익을 얻은 부분이 주가에도 반영돼 투자처가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또 2008년 하반기부터 7%대 정기예금이 등장하고 은행들의 특판판매가 이어졌다. 예·적금금리가 2%대를 밑도는 지금과는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은행들은 정공법을 쓰는 데신 금리인상처럼 현 상황 속에서 틈새를 노리는 상품들을 두루 내놓고 있다. 일선 영업점과 PB센터를 통해 투자처를 찾는 고객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상품들로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ELB)과 금리인상에 투자하는 뱅크론 등이 대표적이다. 김영호 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 PB센터장은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주식, 채권 등 시장이 어느 방향을 갈지 알 수가 없었다면 지금은 예측이 가능해 되레 큰 수익을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에서는 틈새를 노리는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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