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칠곡계모'사건 안나오게 특례법 시행…최소징역 3년 형량기준 마련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극심한 아동학대로 세간의 공분을 샀던 '칠곡계모' 사건을 계기로 제정된 '아동학대 특례법'이 29일부터 시행된다.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지만 관련 인력과 예산 부족 속에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특례법의 주요 내용은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세진다. 아동을 학대해 다치거나 사망하게 한(아동학대중상해ㆍ아동학대치사) 가해자는 각각 최하 징역3년에서 징역5년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형량 기준이 없었으나 최하 형량 기준을 새로 마련한 것이다. 법원은 최고 무기징역까지 내릴 수 있다. 또 가해자는 특별한 감경사유가 없는 선고받은 징역형을 계속 살아야 한다. 이 외에도 상습적으로 아동을 학대하거나 아동보호시설에 근무하면서 학대 행위를 한 자는 원래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된다. 이는 '칠곡 계모 사건'의 가해자가 징역 10년형을 받는 등 범행에 비해 처벌이 가볍다는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학대를 받은 아동에 대한 사후관리 절차도 강화된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아동을 가해자로부터 격리해 즉시 보호ㆍ의료시설로 보내게 된다. 또 부모ㆍ후견인 등 친권자가 상습적으로 아동을 학대하면 검찰과 아동보호기관장이 법원에 친권 상실도 청구할 수 있다. 또 아동학대 범죄 일부는 '아동보호사건'으로 분류된다. 해당사건은 법원이 아동에 대한 접근 금지를 비롯해 친권 제한과 정지, 사회봉사ㆍ수강명령, 감호ㆍ치료 위탁 등 조치를 가해자에게 내릴 수 있다. 이외에도 특례법은 아동학대가 '의심이 가는 경우'에 신고하지 않아도 처벌하기로 했다. 기존의 '알게 된 경우'에 비해 신고 의무를 강화한 것이다. 특히 아동보호시설 직원 등 아동 관련 종사자가 학대 사실을 알거나 의심하면서도 관련 기관에 신고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하지만 특례법 시행이 실무단계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아동학대 범죄는 형량이 낮다는 점 이전에 형사고발 자체가 미미하다는 문제가 있다. '2013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회이상 아동학대가 적발된 가해자 980명 중 9.8%에 해당하는 96명만 고소ㆍ고발이 됐다. 심지어 2회이상 가해자 93%는 형사처벌은커녕 피해아동과 격리되지도 않았다. 아동학대 방지 인력과 예산의 확대도 이 법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아동상담인력 한명이 맡는 피해 아동 수는 2012년 60.3명에서 2013년 70.1명, 2014년 90.9명으로 오히려 매년 늘고 있다. 내년에는 1인당 관리하는 피해 아동이 1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정부의 아동학대 관련 지원 예산은 206억원으로 지난해 148억원에 비해 증가했지만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국비지원액은 103억원으로 기존에 복지부가 요청한 573억원에서 크게 삭감됐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최윤영 담당자는 "이전에는 학대부모라 해도 친권을 유지했기에 이를 설득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는데 법시행은 이런 사례를 줄여 긍정적인 요소가 있을 거라 본다"면서도 "복지부 예산 증액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고 아동보호인력 부족으로 법 집행시 학대에 대한 세밀한 판단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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