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성남FC 전 감독대행[사진=성남FC 제공]
스포츠 분야에서 지도자는 '감독'과 '코치'로 나뉜다. 감독은 선수단 전체를 총괄하고 훈련과 경기를 지휘하고, 코치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역할을 나눠 선수의 훈련과 경기를 돕는다. 그런데 감독과 코치의 경계 또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제 3의 영역에 '감독대행'이 있다. 성적부진이나 예기치 못한 일로 전임 감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을 때 대신 팀을 이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언 긱스(41)는 지난 시즌 데이비드 모예스(51) 감독이 지난 4월 22일 사임한 뒤 대행으로 네 경기를 지휘했다. 국내 프로축구에서도 경남FC의 브랑코 바비치 기술고문(67·세르비아)이 시즌 중 물러난 이차만 전 감독(64)의 공백을 대행 자격으로 메우고 있다. 감독대행은 젊은 지도자들이 실력을 발휘해 정식 감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반면 지위와 권한이 불분명해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구단의 눈치도 봐야 한다.프로축구 성남FC가 26일 해임한 이상윤 감독대행(45)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선수를 폭행해 경질된 박종환 전 감독(76) 후임으로 지난 4월 22일부터 팀을 맡았다. 구단은 이 대행을 내린 이유로 성적 부진(정규리그 1승4무5패)을 들었다. 그러나 코치진 구성 등의 문제를 놓고 이 대행과 신문선 사장(56)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 이 대행이 물러난 자리는 이영진 1군 코치(42)가 맡았다. 그런데 그 역시 '대행'이다. 새 대행은 "빨리 팀을 추스르고 시즌을 잘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그 역시 임시 사령탑의 굴레를 벗기 어렵다.축구팀의 성적은 감독 혼자 책임질 일이 아니다. 인적·물적 지원을 해야 할 구단에도 책임이 있다. 뛰어난 선수를 공급하고 최선의 훈련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 성남FC는 구단의 역할이 미흡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도자에게만 책임을 물어 앞날이 유망한 젊은 재목들을 소모품으로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볼 일이다.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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