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벤처캐피탈 투자금이 인기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 바이오 제약 분야나 영화, 공연 등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는 늘어난 반면 IT분야 투자는 크게 줄었다. 단기 수익에 급급하다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탈은 바이오 의료 업종에 가장 많은 1128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 572억원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이어 영상이나 공연 등의 업종에 전년 대비 18% 증가한 1095억원을 투자했다. 게임 분야 투자도 지난해 500억원에서 올해 696억원으로 39% 늘었다.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에는 지난해 대비 41% 감소한 900억원을, ICT 서비스업에는 23% 감소한 660억원을 투자했다. 전기나 기계장비 업종도 85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1% 감소했다. 이같은 투자 추세는 최근 건강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바이오나 의료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증권 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업체만 최소 수십여곳에 달하며 올해 상장했거나 상장 예정인 곳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10여개에 달한다. 바이오 업체들의 상장이 많아지면서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회수하기가 용이해지자 해당 분야로 투자가 몰리는 것이다.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영화나 영상 분야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 명량 투자가 대표적이다. 올해 명량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해당 영화에 투자한 벤처캐피탈들은 큰 투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벤처캐피탈 자금이 특정 분야에 쏠리면서 IT나 기계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리스크를 줄이려다보니 정작 투자가 절실한 곳에 돈이 흘러가지 않는 것이다. IT 벤처 관계자는 "독창적인 기술력이 있어도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받기가 쉽지 않다"며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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