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7월21일 저녁. 인천 중구 신포시장의 허름한 상가 건물에 삼삼오오 50~60대 중ㆍ노년 여성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300여명이 모여 작은 홀을 꽉 채운 이들을 상대로 주최 측은 라면ㆍ화장지를 나눠주면서 환심을 샀다. 이윽고 잠시 각종 노래와 춤 공연이 이어졌다. 흥이 한창 달아오르자 곧 '본방'이 시작됐다. 한 사회자가 나와 '마시면 피가 깨끗해지고 편두통, 생리통이 한 방에 없어진다'며 인도네시아산 '발리노니주스'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반응이 시큰둥하자 사회자의 홍보성 멘트는 강도를 더했다. "희귀병으로 병원에서 6년 밖에 못산다고 한 사람이 이 주스를 딱 한달반 먹고 완쾌했다" 등 마치 질병치료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식의 감언이설이 난무했다. 심지어는 이 주스를 개발했다는 일본인과 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사까지 동원됐고, 2병을 사면 모발이나 홍체 검사를 공짜로 해준다며 참가자들을 현혹시켰다.효과는 컸다. 수입가 7만원의 제품을 33만원에 팔았지만, 감언이설에 속은 여성들은 너도 나도 지갑을 열었다. 10일간 이들이 올린 매출은 약 1억3800여만원에 달했다.하지만 이들은 경찰과 공조한 노인시민단체의 암행 감시망에 걸려들고 말았다. 한국노년복지연합은 이들이 '떴다방'을 차려 놓고 의학적 효과가 없는 주스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팔아서 불법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일산경찰서와 공조해 '마패감시단'을 현장에 잠입시켰다. 약 3주간 이들의 불법행위를 수집한 이 단체는 마침내 최근 이 떴다방을 운영한 이모씨 등 범인 7명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현재 경찰에 불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야간에 홍보관을 운영하다 적발된 사례는 극히 드문데 소비자를 속여 큰돈을 벌기 위한 불법 떴다방의 수법이 점점 더 대담해지고 치밀해 지고 있다"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각종 공짜 상품을 미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곳은 출입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며, 만약 출입을 하게 되더라도 불법행위는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합리적인 의심과 꼼꼼한 확인, 단호한 거절, 특히 녹취 등의 증거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체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피해예방법 및 사례 등을 홈페이지(www.kewa.or.kr)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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