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재(人災) 비율 부패심한 중견국보다 더 높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세월호 침몰과 같은 우리나라의 인재(人災) 발생비율이 선진국은 물론, 부패정도가 훨씬 심한 중견국가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5308건의 인재를 5년 단위로 분석해 18일 펴낸 ' 인재사고를 통해 본 한국의 현 주소'라는 현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인재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직후인1993~1997년 사이 인구 100만명 당 인재 사망자는 27.3명으로 선진국의 5.2배, 개발도상국의 3.3배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선진국에서 발생한 총 인재 사망자 5885명 중 20.8%가 한국에서 발생했다.삼풍백화점 붕괴와 서해 페리호 침몰에 따른 사망자가 많은 탓이었다.사고건수 17건으로 개도국(5.3건)의 3.2배,선진국(6건)의 2.8배로 조사됐다. 또 2008~12년 사이 5년 간은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2.83명으로 영국(0.26명), 일본(0.74명), 독일(0.92명) 등에 비해 최소 3배에서 최대 10배나 많았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993~97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었다.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7월18일 기준으로 294명이 목숨을 잃은 탓에 2013~17년까지 5년 간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는 벌써 5.74명으로 직전 5년 간에 비해 벌써 두 배를 넘어섰다. 아산연은 1998~2002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아산연은 "1993~2007년까지 15년 통계는 한국의 인재 유형이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훨씬 더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한국은 또 서방선진공업국(G7)과 비교해도 인재 관련 총사망자가 많다. 한국에서 1993~1997년, 2003~2007년 총 사망자 수는 각각 1229명과 530명으로 같은 기간 인구수가 더 많은 미국의 사망자 981명, 461명보다 훨씬 많았다.주요 20개국(G20) 중견 국가와 비교해도 인재사 지표가 높다. 아산연은 한국을 포함한 8개국 중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가 20년 동안 꾸준히 개선된 국가는 G7 선진국과 달리 한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한국의 1993~1997년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와 2008~2012년을 제외한 사고 대비 사망자 수는 부패가 심한 중견국과 비교해도 높다. 브라질·중국·멕시코의 지속적인 사고지표는 한국보다 낫다.2008~2012년 한국과 브라질의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는 2.83명과 2.99명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브라질의 1인당 GDP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1인당 GDP가 높다고 인재가 반드시 줄지는 않는다는 의미라고 아산연은 설명했다.아산연은 "한국에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대형 인재 중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사고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사회간접자본 시설인 지하철 현장에서, 그리고 서해 페리호와 세월호 침몰은 안전해야 할 교통수단에서 발생한 사고"라면서 "이러한 대형 사고의 원인은 다양할 것이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기초에 대한 소홀함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아산연은 "안전과 관련된 국가기초와 인프라를 단단히 하기보다는 성장에 급급했기 때문에 안전이 후순위에 놓여왔다"면서 "시간에 밀려서 서두르기보다는 전반적인 안전문제를 면밀히 그리고 포괄적으로 점검·파악하고 기초를 튼튼히 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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