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ㆍ미래에셋 등 운용사, 코스피 상승장에도 설정액 증가 롱쇼트펀드, 부동산투자 등 통한 리스크관리 주효
▲ 운용사별 수익다각화 현황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 후 재차 반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수익 다각화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이 대세 상승 국면에 대한 신뢰를 확실히 부여하지 않는 한 차익실현 차원의 환매 압력이 계속되고, 자연스레 실적 악화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일찌감치 수익 다각화에 나선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설정액 감소 리스크에서 비켜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설정액이 전년 대비 3조1922억원 증가했다. 운용하는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조2242억원이 빠졌지만 부동산 등 다른 부문에서의 투자금이 증가하면서 펀드 환매 충격을 완화시켰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법인위탁자금을 비롯해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펀드 설정액이 늘었고 올해 초 출시한 롱쇼트펀드로도 일부 자금이 들어왔다"며 "특히 운용사 중 가장 운용규모가 큰 대체투자 펀드는 회사의 장기 수익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올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조원가량이 유출됐지만 전체 설정액은 2조5108억원 증가했다. 배당주ㆍ롱쇼트 펀드 등 금융공학 상품들과 법인위탁자금, 부동산ㆍ사모펀드(PEF)ㆍSOC 등 대체투자 자산들 자금이 전반적으로 꾸준히 늘어 수익원이 안정화된 것이 주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총 수익도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도 수익 다각화를 통해 펀드 환매 러시를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국내주식형 펀드의 환매는 자산운용업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운용사들은 펀드 설정액의 약 0.5~1% 사이 운용보수가 주요 수입원이다. 펀드 규모가 클수록 운용보수로 벌어들이는 돈도 많아진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대형주 펀드에서 환매가 집중돼 대형 운용사들이 입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진입하기만 하면 펀드 환매가 일어나 운용사들이 그동안 수익 다각화를 통해 이에 대비해왔다"며 "최근 들어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리스크 관리 노력이 진행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 가도를 달리면서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2조973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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