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일자리 시장에 먹구름이 끼었다. 경제연구소, 취업포털 등은 상반기에 활기를 띠었던 취업자 수 증가세가 하반기에는 둔화되리라 입을 모은다. 기업체 취업문도 예년보다 좁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0~60대의 생계형 창업과 취업이 상반기 일자리 시장을 이끌면서 고용의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과제로 떠올랐으나 이제 고용의 양적 문제까지 더해지게 됐다. 박근혜정부가 국정목표의 최우선에 놓은 일자리 창출이 암초를 만난 셈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 한국개발연구원(KDI), LG경제연구원 등은 최근 상반기 60만명을 넘어섰던 신규 취업자 수가 하반기에는 40만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올 1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는 75만명이 늘어나는 활기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4월 58만명, 5월 41만명, 6월 40만명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취업포털도 하반기 기업체 채용규모가 예년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기가 부진한 탓이다. 연초만 해도 올해 경기는 갈수록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그 반대인 '상고하저(上高下低)'로 바뀌었다. 최경환 경제팀이 첫 작품인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당초 4.1%에서 3.7%로 크게 낮춰 조정했을 정도다. 실물경제 쪽으로 가면 불황이 피부에 와 닿는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까지 실적이 추락한다. 많은 대기업이 벼랑 끝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취업시장에서 큰 몫 했던 자영업에서도 이상 징후가 엿보인다. 도산매업 증가세가 주춤하고 여기저기 문 닫는 자영업이 늘어난다. 내수가 얼어붙었는데 영세한 자영업자의 생존이 쉽겠는가. 정부는 고용률을 지난해 64.4%에서 올해 65.2%, 내년에는 6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반기의 취업 호조로 올해 목표는 달성하겠지만, 문제는 하반기 이후의 고용시장이다. 우리 경제의 취약점인 내수 부진, 빈부 양극화, 가계 부채 문제 등의 궁극적인 해법도 일자리 창출이다. 경제를 서둘러 일으켜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의 성장 드라이브가 손에 잡히는 결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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