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물고기 개발사업, 사실상 조작이었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하천에서 수중 온도, 오염도 등 수중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개발한 '로봇물고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드러났다.감사원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로봇물고기 등 산업기술분야 R&D 관리실태'에 따르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제출한 로봇물고기 최종 결과보고서 연구목표 결과보고가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로봇물고기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홍보하면서 국민들에게 수질 등을 감시할 수 있는 기술로 국민들에게 소개됐다. 산업기술연구회는 2010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총괄연구기관)과 강릉원주대학교 등 3개 연구소에 5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연구개발을 맡겼다.산업기술연구회는 최종결과보고서를 통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이 성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가령 로봇물고기 사업은 유영속도 목표치를 2.5m/s로 제시했는데 산업기술연구회는 이 목표를 충족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정작 로봇물고기를 개발한 한국산업기술연구원은 로봇물고기의 유영 속도를 최대 1.8m/s로 기재했었다. 이외에도 이항거리, 위치인식, 군집제어 등의 항목이 모두 한국산업기술연구원의 결과보고서에 없는데도 산업기술연구회의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모두 정량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감사원은 로봇물고기 연구성과를 검증하기 위해 올해 3월 한강물환경연구소에서수중통신 및 로봇 분야 전문가 3명이 참관한 가운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실환경 테스트를 실시를 했다. 당초 감사원은 3대 이상의 수중로봇을 이용해 실험하려 했으나 로봇물고기 9대 가운데 7개가 고장난 상태였으며 2대만이 가능했다.그 결과 로봇물고기는 개발목표치인 유영속도 2.5m/s는 고사하고 실환경 테스트에서 0.23m/s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속도측정만을 위해 만든 로봇물고기의 경우에도 실내 수조에서 1.94m/s를 달성했을 뿐이다. 이항거리 역시 직선거리 1km를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50m 반경의 두 지점을 왕복할 경우 누적 이동거리에 이와 같은 수준에 불과했다. 로봇물고기의 본래 목적인 생태모니터링 능력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수온, 산성도(pH), 전기전도도(EC), 용존산소량(DO), 탁도 등 측정센서 5종을 개발했지만 로봇물고기에는 수온, 산성도(pH), 전기전도도(EC), 용존산소량(DO) 측정센서만 장착 가능하고, 탁도측정 센서는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 더욱이 실환경 테스트에서는 테스트 중 수질측정센서가 장착된 수중로봇의 작동이 중단되어 전기전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측정할 수조차 없었다.수중통신속도 및 거리 등에서도 실제 테스트에서는 목표치에 현저히 못 미치는 성과만을 보였다. 위치 역시 개발목표치는 인식오차를 ±5m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출발지점에서 50m 떨어진 수상으로 이동했을 때 목표지점의 5m 이내에 도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에 불과했다. 더욱이 수중으로 이동했을 때는 이와같은 위치인식이 되는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또한 로봇물고기 사업 연구책임자는 물품을 납품받지 않고서도 검수조사를 허위 작성해 계약업체에 89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연구비를 부당하게 집행했다.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등에게 로봇물고기 연구과제를 재평가하고 연구비 부당 집행 연구책임자 등을 문책을 요구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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