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올 하반기 90조원을 웃도는 정책자금이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정부가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정책자금 10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하면서 그 규모가 늘었다. 상반기 집행된 정책자금 100조원과도 맞먹는 규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새 경제팀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정책자금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0조원 늘린 191조9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세월호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 경기와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의 투자위축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올 초 계획된 수출입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정책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4곳의 정책금융 지원규모는 181조9000억원. 이 중 수은이 76조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기은 53조원, 산은 42조원, 정금공 10조9000억원 순이었다. 이들 기관의 상반기 재정집행률은 평균 58.1%로 총 100조6000억원이 시장에 투입됐다. 6월말 기준 수은은 76조원 중 승인기준 40조원(52.6%)이 시장에 투입됐고 기은은 28조6000억원(재정집행률 53.9%), 산은은 24조4000억원(58%), 정금공은 7조6000억원(70%)이 기업에 지원됐다.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81조3000억원이 시장에 풀릴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10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인 91조3000억원이 시장에 풀리게 됐다. 하반기에 시장에 투입되는 정책금융 규모만도 수십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해운·건설 등 특정 업계의 장기 불황을 개선하고 산업 전체에 온기가 널리 퍼지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먼저 나서서 낮은 금리의 정책금융을 시장에 더 풀테니 기업들은 이를 가지고 신규 투자를 더 많이 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정책자금 투입만으로는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를 이끌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책자금은 경제에 불을 지피는 수준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시중은행과 자본시장에까지 미치는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에서 빌린 돈을 저리의 정책금융으로 갈아타는 대체 효과만 있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된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지적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결국 금융권 전반에서 돈을 풀어 시중에 돌게 해야 정부가 내놓은 부양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불씨가 돼 경제 전체에 온기가 돌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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