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을 두 달 앞둔 가운데 이동통신업계의 보조금 경쟁이 최근 대기업 계열 업체들이 진출한 알뜰폰 시장으로 옮아가고 있다. 정부의 단속에 가로막힌 이통사들의 ‘공짜폰’ 마케팅을 알뜰폰 업체들이 대신하면서 마치 이통사들의 ‘대리전’을 치르는 모양새다.주말인 지난 26일과 27일 서울 시내 중심가의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에서 최근 출시된 고급형 스마트폰의 가격을 알아보니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상한선 27만원이 대체로 지켜지고 있었다. 온라인 휴대폰 커뮤니티나 공동구매 카페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6월 초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10만건에 이를 정도로 과열됐던 분위기는 찾기 힘들었다. 서울 종로구 일대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삼성 ‘갤럭시S5 광대역 LTE-A’ 기종을 출고가 94만500원에서 23만원 내린 71만500원에, ‘LG G3’를 출고가 89만9800원에서 26만원 내린 63만9800원에 팔고 있었다. 강남구 인근의 한 KT 대리점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3’를 69만7000원에 판매했다. 이 업체 직원은 “지금은 법정 보조금을 준수하는 정책밖에 없다”면서 “KT에서 실시 중인 KDB대우증권 제휴 프로모션을 받을 경우 24개월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월 추가 할인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반면 알뜰폰 업체들은 공짜폰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달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유모비’에서는 작년 9월 출시된 ‘LG 뷰3’를 비롯해 팬택 ‘베가 No.6’, 삼성 ‘갤럭시 윈’ 등을 할부원금 ‘0원’에 판매했다. KT 망 임대 사업자로 알뜰폰 최대 점유율을 가진 CJ ‘헬로모바일’에서도 ‘아이폰5 리매뉴팩처(재생산품)’와 ‘넥서스5’ ‘LG G2’ 등을 10만원 이하에 판매하며 적극 대응했다. 이들 제품은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지만 성능 면에서 올해 나온 최신 스마트폰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현재 방통위의 보조금 가이드라인은 알뜰폰 업체들에는 사실상 적용되지 않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부당한 이용자 차별이 발생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도 규제 대상이지만, 27만원 상한선은 과거 이통3사의 가입자 평균 예상이익 자료를 기반으로 정해진 것이라 알뜰폰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또 시장에서 알뜰폰의 비중이 크지 않다 보니 시장 교란 여파도 미미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통3사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이달 들어 1만8000건 수준(과열기준은 2만4000건)까지 크게 떨어지는 등 보조금이 얼어붙으면서 알뜰폰 업체들의 ‘대리전’ 양상은 더 심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지난 6월 이통3사의 시장점유율이 5월 수치와 정확히 동률을 기록한 것 역시 알뜰폰의 점유율 방어 효과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갓 진출한 이통사의 자회사 알뜰폰 업체들이 실적 올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이통3사의 알뜰폰 ‘대리전’ 양상이 더 확연히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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