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예상했던 뻔한 시나리오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4일 벼락치기 하듯 이뤄진 야권의 수도권 후보 단일화에 새누리당은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반복되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선거의 단골 메뉴가 된 지 오래고 눈높이가 높아진 유권자들도 학습효과를 통해 기본 변수쯤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존 판세를 뒤집을 만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여당내 분위기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특성도 효과를 반감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된 뒤 단일화가 이뤄진 점도 이런 분석에 영향을 미쳤다.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는 25일 "결국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것은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다. 뻔한 스토리에 유권자들은 더 식상할 수 있고 투표용지 인쇄 뒤 단일화가 이뤄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표용지에 이미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적혀 있어 사표 발생 우려가 크고 사퇴 후보 지지층이 단일 후보에게 고스란히 옮겨질 가능성도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일화 뒤 주요 당직자들이 "패색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에 실망한 (야권 지지) 유권자들은 투표하지 않을 것"(김무성 대표), "국민 앞에서 짜고치는 고스톱"(윤상현 사무총장), "선거 때면 등장하는 예견된 단일화 이벤트"(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의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과 달리 각 후보 진영은 물론 중앙당에서도 야권 단일화가 미칠 파장을 계산하는데 분주하다. 서울 동작을과 달리 수원의 경우 야당 후보 단일화로 양자대결이 이뤄지게 됨에 따라 여야 후보들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 연구소에 의뢰, 지난 19~20일 양일 간 지역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 ±4.4%포인트)에서 수원정(丁)은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와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간 양자 대결시 박 후보가 42.1%로 임 후보(36.9%)를 앞섰다. 수원병(丙)도 줄곧 뒤지던 손학규 새정치연합 후보가 37.5%를 얻어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34.3%)에 역전한 것으로 조사(중앙일보-엠브레인·지역유권자 200명 대상·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됐다.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야권 단일화가 일정부분 판세를 흔들 파괴력은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새누리당으로선 박근혜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 과정에서 축적된 불만과 유병언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검ㆍ경의 무능이란 아킬레스건도 떠안고 선거를 치러야 해 이번 단일화가 의외의 폭발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주요 당직자는 이날 "수도권 선거는 워낙 외풍에 취약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고 지금의 여론조사도 무조건 신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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